[세계는 금융혁명중]금융연구원 정재욱 박사 "전문성 키워야"

  • 입력 2001년 5월 13일 19시 25분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덩치와 상관없이 단순 보험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설계사들도 여전히 각종 ‘연’에 의존한 판매 방식을 쓰고 있다. 고객은 자신이 가입한 보험의 성격이나 이름조차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미국의 경우 건강 의료보험 등 재정설계가 필요없는 단순보험은 이미 중소형사로 넘어갔다. 대형 보험사들은 재정설계에만 주력하고 있으며 고객이 단순보험을 원할 경우 ‘연결’만 해준다.

그러나 국내에선 재정설계가 아직 초보적 단계다. 종신보험에서 재정설계 개념이 적용되지만 종신보험이 생보사 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작다. 2000년 말 현재 신계약수입보험료의 약 20%에 머무는 정도.

게다가 국내 보험사의 일부 설계사들은 그나마의 ‘초보적’ 재정설계도 없이 종신보험을 팔고 있다. 재정설계를 할 수 있는 인력이 극히 제한되기 때문이다.

대한생명의 경우 총 4만5000여명의 설계사 중 재정설계 교육을 받은 재무설계사는 약 1700여명에 불과하다. 이들도 자격증을 갖춘 것은 아니며 약 3개월 정도의 종신보험 교육과정을 거친 인력이다. 교보생명도 남성 대졸 전문 조직으로 재정설계에 주력하는 ‘플러스브랜치’가 현재 6개에 불과하다.

삼성 교보 대한 등 국내 대형보험사들은 최근에서야 종신보험이 향후 주력상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 재정설계사를 대폭 늘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금융시장이 점차 개방되고 있다. 비전문적이고 전근대적인 판매방식으로는 점점 더 고객을 만족시키기 어려질 것이다. 상품판매는 아무렇게나 해놓고 콜센터 등으로 사후수습이나 하거나 전시적인 고객서비스만을 내세우려는 발상도 과감히 버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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