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핵심사업 집중투자"재계 총수들의 새해 포부

  • 입력 2001년 1월 2일 18시 37분


“위기는 곧 기회다. 현금 위주의 내실경영을 하되 미래 핵심사업에는 과감하게 투자한다.”

주요그룹 회장과 최고 경영자(CEO)들의 신년사에 담긴 화두는 △구조조정의 지속 △세계수준의 기술경쟁력 확보 △이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 등으로 요약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 리더들은 새해 경제상황이 더 나빠질 것에 대비해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짝 당기면서도 주력사업에 대한 투자를 유지할 것을 다짐했다. 신규사업 진출과 같은 ‘공격 경영’의 포부가 눈에 띄지 않는 대신 내부를 철저히 챙기면서 재도약의 기회를 노리는 ‘실속 경영’이 새해 경영의 새 흐름으로 자리잡는 양상.

▽“현금중시 구조조정으로 난관 타개”〓이건희 삼성 회장은 2일 수도권지역 임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하례식에서 “구조조정을 다시 한다는 각오로 뛰어 기술 제품 사람 경영시스템 등에서 모두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구본무 LG회장은 현금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 구회장은 “언제라도 우리가 뜻한 바를 펼치기 위해서는 현금을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물론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은 정몽헌 회장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열린 시무식에서 “작년에는 유동성 위기로 인해 해외수주가 부진했다”며 “올해에는 수익성과 유동성 중심의 투명 경영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술개발로 세계 시장 도전”〓정몽구 현대기아차회장은 “수입차의 내수시장 진출과 미국의 경기부진 등으로 작년보다 어려워지겠지만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수출에 나설 것”이라며 “올해 300만대 이상의 판매 목표를 이뤄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 이회장은 “디지털 리더로서의 역량을 키워 현재 12개인 세계 1등 제품을 2005년까지 30개 이상으로 늘리고 브랜드와 기업의 질적 가치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자로 선정된 SK의 손길승 회장은 “세계 정보통신업계의 강자로 입지를 다지면서 고객 위주의 사업을 통해 ‘시장을 만드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제철 유상부 회장은 “올해는 민영기업으로서 새로운 장을 여는 해”라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충실한 투명 경영과 주주가치를 높이는 책임 경영으로 세계 최고의 철강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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