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은 국내외증시 호재

  • 입력 2000년 12월 11일 18시 32분


배럴당 35달러까지 치솟던 유가(油價)가 최근 3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연말 세계 증시의 최대 호재로 부각되고 있다. 경기 경착륙이 우려되고 있는 미국은 물론 아시아 각국과 국내 기업들의 원가부담이 줄면서 수익성 향상에 기여하게 돼 주가에도 긍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증시의 최대변수로 떠오른 미국 증시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축기조 변경’으로 반등 분위기를 타고 있는 가운데 ‘유가하락 효과(Oil―Down Effect)’까지 얻게 될 경우 경기침체에 따른 주가하락의 대세를 어느 정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가하락은 국내외 증시의 호재〓미 상무성 분석자료에 따르면 기름값이 35달러에서 30달러로 떨어질 경우 미국 전체의 소비는 0.3%,투자는 0.9% 늘어나며 경제성장률도 0.5%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의 에너지 비용부담을 덜어 세전 순이익을 1.4% 늘린다는 것. 이에 따라 올들어 30% 가량 떨어진 미국 증시가 안정국면으로 접어들고 내년에도 3%대(올해 예상치 5.2%)의 경제성장을 기록해 연착륙이 가능하리라는 분석이다.

국내 거시지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수익성이 호전되는 것은 물론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조사결과에서는 내년 평균 유가가 26달러대로 안정될 경우 0.3%포인트 경제성장률 상승효과와 0.7%포인트 소비자물가 억제효과, 25억 달러의 무역수지 개선효과를 거두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증시가 안정되고 국내거시지표가 좋아진다면 국내 증시에도 분명 호재다.

▽유가 하락 수혜주는〓원유 재고물량 부담으로 당분간은 기름값이 하락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자 항공, 화학업종 등 유가하락 수혜주에 점차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기적인 기업 수익성이 개선될 경우 선행지표인 주가는 당장 상승세를 타게 될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 실제로 유가하락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최근 10일간 주가가 각각 11%, 9% 가량 상승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1%만 떨어져도 이익이 91억원이나 늘어난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항공업종만큼은 아니지만 해운업종도 적지 않은 반사이익을 기대되고 있다. 한진해운, 대한해운 등이 관심종목. 화학과 화학섬유업종은 주식 수급이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유가가 하향 안정되면 하락세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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