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 분쟁’ 守勢에서 攻勢로

  • 입력 2000년 9월 4일 19시 18분


기업들이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자체 개발한 첨단기술을 외국에 수출해 거액의 로열티를 벌어들이는 등 기술 선진국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4일 미국의 DTK 에버렉스 퀀텍스 등 3개 PC업체와 대만 FIC 에이서스텍 등 PC업체를 상대로 이들이 LG전자가 보유한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미국 버지니아주와 뉴저지주 연방법원에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LG의 이번 제소는 그동안 외국기업과의 특허 분쟁에서 취해왔던 수세(守勢)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소송 제기를 통해 로열티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특허 경영’의 일환.

LG전자는 또 중대형 컴퓨터를 제조하는 히타치 시스코시스템스 실리콘그래픽스 유니시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에게도 특허 계약 체결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최근 세계적인 중앙처리장치(CPU)제조업체인 인텔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양사가 특허를 공동으로 사용하되 인텔이 LG전자에 특허료를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삼양사는 이날 미국의 세계적인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BMS)사에 3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삼양사가 브리스톨마이어사에 수출한 기술은 약물전달시스템(DDS)으로 약물이 적용 부위에만 정확히 침투하도록 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최대화하는 기술. 삼양사는 300만달러의 기술수출료와 매출액의 3%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 특허청으로부터 1545건의 특허 등록을 인정받아 미국내 기술특허 획득에서 4위를 차지했다. 1위는 IBM으로 2756건이었으며 일본의 NEC(1842건)와 캐논(1795건)이 각각 2,3위였다.

현대전자도 최근 차세대 고속 D램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램버스를 상대로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한 것을 비롯해 지난 3월에는 독일에 본사를 둔 다국적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온을 상대로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법원에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내기도 했다.

LG전자 김영수 상무는 “전자,정보통신 기술 발전으로 그동안 보편적으로 사용돼온 원천 기술을 비롯한 파생 기술에 대한 특허권 분쟁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자사의 특허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지켜나가는 일이 기업 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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