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평가모델' 만든다…산기연-한신평 공동개발

  • 입력 2000년 4월 18일 19시 41분


벤처 기업에 대한 평가 시스템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이들 시스템은 가늠하기 어려웠던 벤처기업의 기술력이나 미래수익성 등을 계량화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투자기준 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기술평가 전문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연구원과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벤처기업 평가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키로 합의하고 평가모델을 마련하고 있다. 산기연은 벤처의 기술성을, 한신평은 사업성을 평가해 이를 유기적으로 종합하는 방식. 내달부터 벤처기업의 신청을 받아 평가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평가 결과는 최상위인 ‘유망’에서 ‘양호’ ‘보통’ ‘불확실’ ‘열위’까지 5단계로 등급화된다. 이 등급은 벤처캐피털 등에 제시해 투자 자료로 활용된다.

산기연은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기존의 기업평가 방식이 맞지 않는 면이 많아 새로운 개념의 평가모델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두 기관은 벤처기업 경영자의 자질이 차지하는 중요도를 감안, 경영자의 열의나 사생활의 건전성을 중요한 평가항목에 포함시켜 눈길을 끈다.

산기연의 전한수실장은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의 속성상 경영자의 신기술 개발 의욕이나 인간적 자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싱가포르 등 외국에서도 벤처기업을 평가할 때 기술력보다 경영자의 자질을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경영자의 자질 항목에는 불필요한 고급 승용차나 골프장 회원권을 소유하고 있는지, 사장실을 얼마나 화려하게 꾸며놓았는지 등의 ‘사소한’ 부분도 들어 있다.

한국신용정보와 신용보증기금도 최근 공동으로 벤처 평가 업무를 하기로 하고 평가모델을 개발중이다. 이달초 출범한 한국기술거래소는 특히 벤처기업의 기술력을 전문적으로 평가, 투자자와 맺어주고 있다. 이에 따라 벤처 관련 업계에서는 기업 평가 분야가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장’을 형성,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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