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블루칩 株價 비상…10% 초과땐 처분해야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을 조심하세요’

시가총액이 높은 ‘빅3’ 종목들의 주가행보에 비상이 걸렸다. 투신사들이 펀드에 집중적으로 편입해놓고 있는 이들 종목에 대해 4월부터 시가총액 기준으로 각각 10%이상을 투자할 수 없도록 투자신탁업법이 바뀌기 때문. 이미 편입한 주식도 시가기준으로 10%를 넘어서면 펀드에서 솎아내야 한다.

▽4월부터 종목편입한도가 시가기준으로 변경〓금융감독원은 내달부터 투신사나 자산운용회사의 펀드별 종목편입한도인 10%의 기준을 기존의 장부가에서 시가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예전에는 펀드매니저가 주식을 샀을 당시의 가격을 기준으로 종목한도 10%를 체크했지만 앞으로는 그날 그날 형성된 주식시세를 갖고 10%를 넘어서게 되는지를 점검하게 된다.

따라서 처음에 주식을 샀을 당시에는 10% 종목한도를 넘어서지 않았다 해도 나중에 주가가 급등해 시가총액비중이 늘어나면 그때마다 주식을 처분할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이 10% 초과〓이처럼 한종목의 시가총액이 전체 상장종목에서 10%이상 되는 종목은 삼성전자(13.79%)뿐 아니라 SK텔레콤(12.56%)과 한국통신(11.18%) 등 3종목. 펀드매니저들이 편입당시에는 한 종목투자비중이 10%에 미달됐다해도 이후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10% 초과분에 대해서는 장내에서 처분해야 한다. 금감원은 초과한 날로부터 6개월내에 주식을 팔도록 못박아놓고 있다. 최근 집중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는 투신권의 초대형주 팔자매물도 이같은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

▽신규 인덱스펀드 설정도 문제〓기존에 이미 설정된 펀드는 그렇다 치더라도 앞으로 신규로 설정해야 할 펀드도 어려움에 부딪힐 전망이다. 종합주가지수 움직임을 그대로 좇아가기 위해서는 시가총액비중 만큼 주식을 편입해야 하는데도 시가총액이 10%를 넘어버린 이들 3개종목에 대해서는 추가편입을 할 수 없는 방안이 없다. 특히 대형주 위주로 펀드가 구성돼 있는 국내 현실로서는 이같은 규정제약을 아주 심하게 받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경호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외국인투자자들은 이같은 제한을 전혀 받지 않는데도 국내 투신사 펀드에서는 종목 투자제한을 받아 포트폴리오 짜기가 아주 어렵게 됐다”고 털어놨다.

▽펀드 다양화 계기 삼아야〓한국펀드평가(사장 우재룡)가 지난 2월말 기준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투신사 주식형펀드의 90.5%가 대형주펀드인 것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30위까지 종목을 펀드재산의 70%까지 투자하고 있는 대형주펀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사장은 “중소형주 등 성장주 위주로 투자하는 전용펀드를 활성화하는등 펀드 다변화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영해기자> 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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