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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0월 28일 2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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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권(都杞權·42)굿모닝증권사장은 28일 구조조정 성공의 비결로 ‘외국인자본 적기유치’ ‘부실채권 및 주식 등 위험자산의 과감한 매각’ ‘투명한 경영으로 고객신뢰 회복’ 등 세가지를 꼽았다.
굿모닝증권의 전신인 쌍용투자증권은 한보 기아그룹의 부도여파, 계열사인 쌍용자동차의 지급보증 등 부실이 누적되면서 작년 8월엔 영업용 순자본비율이 마이너스 150%대로 추락해 ‘부실증권사’로 전락했다.
▼'퇴출'상황서 탈출▼
급기야 금융감독위원회는 쌍용투자증권에 대해 올 9월말까지 영업용 순자본비율을 150% 이상 끌어올리도록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경영개선명령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다음 수순은 ‘퇴출’이라는 절박한 상황에 몰렸다.
도사장은 “지난달말 현재 영업용 순자본비율이 300%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부실증권사의 멍에를 완전히 벗었다”고 말했다.
“회계장부를 해외금융기관에 공개하면서 외자유치에 온갖 공을 들인 결과 962억원의 외자도입에 성공했지요. 홍콩 등 해외지점과 법인을 폐쇄해 268억원, 부실채권과 상품주식(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각해 487억원의 자금을 비축했읍니다.”
여의도 본사사옥도 ‘가격만 맞으면’ 언제든지 매각할 계획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도사장은 “경영개선명령이 떨어진 직후 25%의 인력감축, 봉급자진 반납 등 직원들의 희생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굿모닝증권은 외자유치에 성공한 후 외국인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9월말 현재 △미국 H&Q아시아퍼시픽사 22.7% △롬바르드(캘리포니아연기금 자금운용회사) 6.8% △싱가포르투자청(GIC) 5.9% 등 외국인 대주주 일색이다. 작년 12월에 발행한 사모 전환사채(CB)가 주식으로 전환되는 올 12월엔 외국인지분이 무려 49.3%까지 상승하게 된다.
도사장은 “무보증 대우채비율이 총 수익증권 잔고의 1.7%에 불과할 만큼 자산건전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빅 5진입 시간문제"▼
그는 “이제부터는 굿모닝증권이 과거 단순한 증권매매 중개회사에서 다양한 투자상품과 투자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기관으로 변신하도록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사이버트레이딩부문과 텔레마케팅 및 금융상품 방문판매제도를 강화할 계획.
86년 이후 작년까지 씨티은행에서 영업 마케팅 소매금융을 두루 거친 도사장은 “고객이 알아주면 ‘빅5’진입도 시간문제”라며 의욕을 내비쳤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