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公 공모株청약]경쟁률 60대 1…12兆 뭉칫돈 몰려

  • 입력 1999년 9월 15일 23시 12분


한국담배인삼공사 공모주청약에 무려 12조원에 육박하는 뭉칫돈이 몰려 공모주 청약사상 최대금액을 기록했다.

청약 마지막날인 15일 각 증권사 객장에는 청약인파로 장사진을 이루면서 LG 삼성 등 주간사 증권사의 경우 오후 7시 현재 청약경쟁률이 58.88대 1에 달했다. 하나증권은 청약경쟁률이 무려 74.97대 1로 가장 높았으며 현대 대우 조흥 신한 부국증권 등도 60대1을 웃돌았다.

청약인파가 워낙 많아 최종경쟁률은 16일에 나올 예정이며 평균 경쟁률이 60대 1에 이를 전망.

증권전문가들은 최근 대우사태 이후 금융시장 주변을 맴돌고 있는 부동자금이 상당한 규모임을 이번 청약결과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뜨거운 청약열풍〓청약 둘째날인 14일의 경쟁률이 이미 25대 1을 넘어섰는데도 불구, 이날 오전부터 각 증권사 객장에는 대기표를 받으려는 투자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삼성증권 목동지점의 경우 오전 7시부터 20여명의 투자자들이 번호표를 얻기 위해 객장에 나와 진을 쳤으며 오전 11시부터 오후시간대에는 400여명의 투자자들이 객장을 가득 메웠다. 경쟁률이 높아지자 청약을 포기하는 투자자들도 속출.

삼성증권측은 경쟁률이 낮은 증권사에 청약하기 위해 이날까지 청약을 미뤘던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오면서 경쟁률이 치솟은 것으로 분석. 한 증권사 관계자는 “청약경쟁률이 너무 높아 실익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도 일반투자자들은 청약하기만 하면 시세차익을 얻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떼돈’버는 증권사들〓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일반인들은 당초 예상보다 투자수익이 줄어들게 됐지만 각 증권사들은 11조7000억∼12조원의 청약증거금을 환불일 직전인 28일까지 고객에게 이자 한푼 주지 않고 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겨 ‘부수입’이 엄청날 전망.

증권사들이 28일까지 14일간 12조원의 자금을 콜로 운용할 경우 약 200억원(콜금리 연 4.5%)안팎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증권가에선 추정했다.

또 이들 자금이 29일 이후 모두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주식매수를 위해 고객예탁금으로 남아있을 공산이 커 증권사들은 꿩먹고 알먹는 이득을 보게 된셈.

▽청약실익 추정〓최종 경쟁률과 상장후 주가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청약의 실익은 크게 달라진다.

우선 청약경쟁률을 60대1로 잡을 때 최고한도인 2000주를 청약한 투자자가 받는 몫은 33주에 불과하다.

33주를 배정받으면 상장후 주가가 최소한 3만500원은 넘어야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

2000주를 청약한 사람은 당장 15일 동안 2800만원이 묶이게 되는데 이 돈을 연 7%짜리 금융상품에 15일간 예치할 경우 이자는 8만원 수준.

따라서 33주를 배정받을 경우 시가가 3만500원은 돼야 겨우 본전을 하게 된다. 주가가 3만5000원까지 오른다면 투자수익은 15만여원, 4만원일 경우 31만여원의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상장후 주가수준〓전문가들의 예상선은 대체로 3만∼4만원 수준.

LG증권의 경우 담배인삼공사의 적정주가를 2만8000∼3만5000원으로, 대우증권은 3만4000원 수준으로 분석. 증권전문가들은 “상장후 2,3일 동안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이때 매도타이밍을 잡는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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