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高행진 국내산업 파장]주문쇄도…수출 「파란불」

  • 입력 1999년 8월 19일 19시 11분


달러화에 대한 엔화환율이 110엔대 초반의 강세행진을 계속하면서 우리 수출산업이 최대 호기를 맞았다.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품목이 많기 때문에 엔화강세는 곧바로 우리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주기 때문.

특히 다음주쯤 엔―달러환율이 108엔대까지 떨어지는 등 엔화강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국내업체들은 사상최대 수출기록을 기대하고있다.

한국산업경제연구원 조사결과 엔화가치가 1% 오르면 국내업체는 △조선 1.47% △자동차 1.16% △가전 1.12% △기계 0.8%의 수출증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도 엔화가치가 10% 오르면 30억∼40억달러 가량의 무역수지 개선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대일 경합품목인 조선의 경우 엔―달러환율이 120엔일 경우에는 우리 업계가 일본보다 가격면에서 18% 정도 우위를 차지하고 110엔으로 떨어지면 20%이상의 가격경쟁력을 갖는 것으로 분석.

실제로 엔―달러환율이 한달 이상 110엔대에 머물자 국내조선업계에는 해외 선주들의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는 올해 수주목표를 당초 600만GT(총t수)로 잡았으나 지금 추세대로라면 1000만GT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올해 수출목표를 엔―달러환율 115엔기준 145만대로 잡았으나 엔―달러환율이 111엔까지 떨어지자 최소한 7만∼10만대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주력품목인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도 세계적으로 공급이 10∼15% 모자라는 상황에서 엔화강세가 지속돼 일본 대형업체들이 해외 시장가격을 올리면 국내업체가 그만큼 반사이익을 보게 돼 흑자폭이 더욱 커질 전망.

그러나 대일수입은 수입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꼭 들여와야 할 것들이 많아 단기적으로는 대일무역적자가 커지고 우리경제의 대일의존도도 심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우리 산업은 부품산업이 취약해 수출을 늘리려면 일본 부품을 더 많이 수입하는 결과를 낳는다”며 “엔화강세라는 호기를 맞아 국내 업체들이 국산부품 개발을 서둘러 일본 의존적 산업구조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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