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振公, '연계생산지원센터'알선 활기…올 508건 성사

  • 입력 1999년 8월 16일 18시 39분


무역업체인 준영상사는 최근 일본 바이어로부터 앨범을 납품해 달라는 주문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앨범을 거래해 본 경험이 없는데다 일본측에서 요구하는 사양과 가격에 맞춰 물건을 생산해 줄 수 있는 국내기업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었기 때문.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이 업체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연계생산지원센터에 의뢰한 결과 라프코리아라는 앨범 제조회사를 소개받았던 것.

종업원 30여명에 연간 300만 달러 상당의 앨범을 해외에 수출해온 라프코리아는 준영상사의 요구에 맞춰 앨범을 생산했고 결국 2900개(2만8000달러)를 일본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준영상사와 라프코리아 처럼 중소기업간의 ‘짝짓기 생산’이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

어렵사리 수주에는 성공했으나 정보부족으로 수주한 물량을 생산해 줄 기업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기업들이 ‘짝짓기 생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나선 것.

중진공 연계생산지원센터는 7300여개 제조업체의 설비보유현황 가공기술 생산품목 등의 생산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 협력을 원하는 국내외 기업에게 적당한 업체를 알선해 주고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면 3분안에 생산에 적합한 제조업체를 찾을 수 있다고 중진공측은 설명. 중진공은 올 상반기에 접수된 주문의 92.4%(508건)를 성사시켰다.

라모텔무역도 중진공을 통해 수출주문을 성공적으로 소화해낸 업체. 최근 미주지역에서 쇠나 비철금속을 연마하는 그라인딩 휠을 주문받은 뒤 중진공으로부터 40년간 연마재만 전문 생산해온 제일연마공업을 소개받아 5만5000개를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일신엔지니어링도 홍콩의 바이어가 주문한 10t의 사각 파이프를 전문업체인 광성강관공업에 의뢰해 생산 수출했다.

짝짓기 생산은 아이디어 단계의 도안을 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생산으로 연결짓지 못하는 업체나 예비 창업자를 중소기업과 연결시켜 주고 있다. 현재까지는 상품화 가능성 타진을 위한 샘플 제작이 주류.

소규모 팬시 제품을 디자인하는 ㈜아이디가 짝짓기 생산 시스템을 이용해 스스로는 생산할 수 없는 고주파 가공 제품을 생산한 것이 좋은 사례.

중진공 정상봉 연계생산 당담부장은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은 생산업체를 찾지 못해 애태우는 경우가 많다”며 “중진공의 서비스를 활용하면 판로 개척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2―769―6731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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