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 상반기 순익 6조652억원…'사상 최대'

  • 입력 1999년 8월 16일 18시 39분


12월 결산 상장법인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사상 최대규모인 6조652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순이익은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1000원 어치의 재화나 용역을 팔았을 때 18원을 손해봤으나 올해는 27원의 이익을 남긴 셈.

16일 증권거래소의 분석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법인 523개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8% 감소한 239조7838억원을 기록했으나 저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및 인건비 감소와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산을 처분해 생긴 이익 등이 반영되면서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은행권이 지난해 상반기에 5조6969억원의 적자에서 상반기 2967억원의 흑자로 돌아섰으며 전자업종에서도 대규모 순이익이 발생한 것도 일조했다.

한편 상장기업들이 대규모 순이익을 기록하는 가운데 대우전자 영창악기 대호 현대강관 등 24개 기업은 지난해 흑자에서 올해는 적자로 반전됐다.

▼금리수혜주▼

은행을 제외한 기업들의 상반기말 부채비율은 207.7%로 지난해 상반기말 329.3%보다 10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이는 빚을 갚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유상증자로 인해 자본금 규모가 커졌기 때문.

대우증권에 따르면 자본금은 98년 상반기에 비해 43.9%나 증가했으나 회사채를 포함한 전체 차입금은 4.6% 감소하는데 그쳤다.

따라서 단순히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보다는 실제로 금융비용이 적은 기업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8월중순부터는 대우채권 편입된 수익증권의 환매에 따라 금리가 상당폭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비용부담이 적은 기업이 주가상승 여지가 크다.

동원증권에 따르면 문배철강 에스원 남양유업 등은 매출액에서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 살아난 기업▼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더라도 본연의 영업을 통해 흑자를 올린 것이 아니라 자산처분, 지분법적용에 따른 장부상의 이익, 환차익 등 영업외 활동을 통해 순익이 늘어난 기업이 적지 않다.

대우증권 분석에 따르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7.2%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6.3%로 하락했다. 이는 여전히 경기가 국제통화기금(IMF)자금지원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

증권거래소의 분석에 따르면 삼성물산 성지건설 국민은행 등은 영업이익이 28∼67배나 늘었다.

▼업종별 실적 차별화 심화▼

대우증권에 따르면 32개업종중 12개업종의 매출이 증가했으며 그중 음료부문의 매출액이 49.5%가 증가, 가장 높았다. 이어 자동차부품 35.7%, 자동차 31.2%, 산전 23.2%, 조립금속 17.0% 등 순. 10% 이상 매출이 줄어든 업종도 정유 화학 종이 등 7개에 달한다. 경기회복의 수혜가 차별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동원증권은 반기결산 결과 식음료 부문에서는 남양유업 롯데삼강 동양제과 롯데제과의 실적개선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또 가전 및 전자부품 분야에서는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 다우기술 새한정기 팬택 콤텍시스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업종에서는 창원기화기 현대정공 기아자동차 등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눈길을 끌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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