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정주영회장,北에 금강산개발 先추진 제안

  • 입력 1998년 6월 17일 19시 13분


북한을 방문중인 정주영(鄭周永)현대 명예회장 일행은 17일 북한측 초청자인 아태평화위원회 및 광명성경제연합회를 비롯한 경제 분야 당국자들과 본격적인 경협 논의에 들어갔다.

현대측은 89년 방북시 북한측과 합의했던 △금강산 공동개발 △시베리아 원동(遠東)지구개발 공동진출 △원산 조선수리소와 철도차량공장에 대한 합작 등의 사업 중 우선 금강산 개발을 우선적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측은 이를 위해 금강산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의 장전항을 속초나 동해시에서 유람선으로 연결하는 관광사업을 우선 올가을부터 실시한 뒤 사업 진전에 맞춰 본격적인 금강산개발을 추진하자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측은 이와 함께 이미 북한에서 임가공 생산을 시작한 화차(貨車) 및 의류의 생산과 한국 반입을 더욱 확대하고 컨테이너 생산합작과 고선박 해체사업 등 그동안 협의해온 사업을 본격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현대와 북한측의 이번 협상에는 정명예회장과 함께 방북한 현대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실무협상을 맡고 정명예회장은 2선에서 협상을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명예회장은 평양에서 18일까지 머무른 뒤 19일 항공편으로 원산으로 이동, 그곳에서 육로로 금강산과 고향인 강원도 통천, 사업대상지역인 원산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명예회장이 김정일(金正日)총비서를 면담했는지의 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정명예회장은 이에 앞서 방북 첫날인 16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용순(金容淳)아태평화위원장을 면담하고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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