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銀行중 10곳 적자…대출 계속 『좁은 문』될듯

  • 입력 1998년 1월 5일 20시 49분


시중은행들이 대기업들의 잇단 부도와 주가폭락 등으로 인해 작년 한해 동안 무더기 적자를 냈다. 그러나 기업대출을 크게 줄여가며 국제결제은행(BIS)기준에 따른 자기자본비율(8%)은 대부분 충족시켰다. 이와 관련, 은행들은 대출여건이 계속 좋지 않다고 주장한다. 반면 기업들은 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춘 은행들이 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수출환어음 매입 등에 나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5일 결산작업을 하고 있는 16개 시중은행들이 잠정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한미 동화 평화 대동 동남은행 등 10개 은행이 적자를 냈다. 반면 흑자를 낸 곳은 외환 국민 주택 신한 하나 보람은행 등 6개 은행에 불과했다. 대형 시중은행들이 수천억원대의 업무이익(대손충당금 등을 반영하지 않은 것)을 내고도 무더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기업부도로 인한 부실채권과 주가 폭락으로 인한 유가증권평가손이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별 당기순이익은 소매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국민은행이 약 1천8백억원으로 단연 선두. 주택은행도 1천억원 이상의 흑자를 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또 △하나 9백억원 △신한 5백억원 △보람 1백50억원 △외환은행은 1백6억원 안팎의 흑자를 낼 것으로 추산됐다.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모두 2천억원 이상의 적자. BIS비율은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시중은행이 기준비율 8.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국민 주택 신한 동화 하나 보람은행 등 6개 은행은 9.0%까지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이 BIS비율 8%를 넘겼다 하더라도 대출여건이 좋아지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계의 설명. 이번 결산에서는 유가증권평가손을 50%, 대손충당금을 은행별로 83∼100% 반영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권고에 따라 3월말에는 모두 100%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유가증권평가손 등을 100% 반영했다면 상당수 시중은행의 BIS비율이 8%에 못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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