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식외채 1천1백97억달러…단기부채 678억달러

  • 입력 1997년 12월 24일 08시 07분


한국의 외채는 얼마일까. 재정경제원이 국제통화기금(IMF)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환 기간이 1년 이상인 장기부채가 5백19억달러, 1년 미만인 단기부채가 6백78억 달러로 모두 1천1백97억 달러인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세계은행(IBRD)이 정한 외채 범위인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빌린 차입금」을 기준으로 한 것. 그러나 한국이 대외지불유예―정지(모라토리엄)를 선언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도는 이유는 공식적인 외채 때문이 아니라 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비공식 외채 때문. 조셉 스티글리츠 IBRD 수석부총재는 『최근 한국의 외환 위기 양상은 정부 등 공적인 영역에서 빌린 돈보다 은행 기업 등 민간부문에서 빌린 외채가 많다는 점에서 남미의 경우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비공식적인 외채란 「해외 거주자」인 국내기업의 해외법인이나 국내은행 해외점포가 빌린 차입금 등을 말한다. 강만수(姜萬洙)재경원차관은 23일 그 규모가 국내금융기관이 해외점포에서 빌린 6백78억달러, 기업들의 현지금융 4백억달러 등 1천78억 달러에 달한다고 국회에서 밝혔다. 이를 모두 합치면 총외채는 2천2백75억달러에 달하는 셈. 이 가운데 국내은행 해외지점이 빌린 외화를 국내기업이 다시 빌려 중복계산된 부분이 2백억∼5백억달러로 추산되지만 집계가 주먹구구식이다. 중복계산분을 뺀 총외채는 1천7백75억∼2천75억달러 정도라고 관계당국은 어림잡고 있다. 이 정도면 세계에서 손꼽히는 중(重)채무국이다. 급한 문제는 정부와 한국은행이 장부 및 장부외 외채를 파악, 단기적으로 상환이 돌아오는 금액이 얼마인지를 알고 그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하는 일이다. 재경원과 한은은 장부에 잡히지 않은 외채를 찾아내고 이중계산된 부분을 지워나가는 작업을 통해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의 외채가 2천억 달러 수준이라면 IMF 등 국제기구가 지원하는 달러만으로는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국제 금융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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