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의 쌍용자동차 인수는 자동차업계 뿐만 아니라 재계 판도에도 커다란 변화를 불러오게 됐다.
우선 3조7천6백71억원(작년말 현재)의 자산을 가진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는 대우그룹은 총자산규모가 39조2천3백31억원으로 늘어나 LG그룹을 제치고 재계 3위로 오르게 됐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세계 경영」을 내세워 끊임없는 공격경영을 추진해온 대우가 쌍용차 인수를 계기로 재벌랭킹에서 한단계 올라선 것에 대해 비상한 경계심을 갖고 있다.
또 재계 6위권을 지켜온 쌍용그룹은 자산이 12조8천5백억원으로 줄어들어 기아 한진에 뒤져 8위로 밀렸는데 기아가 계열사를 처분해 하순위로 밀리면 쌍용은 7위가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를 자동차업계 구조조정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으며 자동차업계는 현대―대우―기아 등 메이저급 3개사 체제가 더욱 굳어지게 됐다고 보고 있다.
올해 신차시리즈 바람으로 기아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선 대우자동차는 쌍용차 인수로 1위인 현대와 본격적인 선두경쟁을 벌일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반면 현대는 최근 조업단축을 단행하고 2000년까지 직원 5천명을 감원키로 하는 등 대대적인 내부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여서 수비형인 셈.
현재 각사의 연간 생산능력 규모는 △현대 1백65만대 △기아 1백17만대(아시아 22만대 포함) △대우 1백7만대 △쌍용 21만대 △현대정공 8만대 수준. 대우는 쌍용차 인수로 생산능력이 기아를 웃도는 1백27만대로 늘어나게 되고 자체생산이 되지 않는 승합차와 4륜구동의 다목적차까지 전차종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
기아그룹은 그동안 대우와 인수협상을 벌이던 아시아자동차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수밖에 없게 됐으며 후발주자인 삼성자동차도 타사와의 인수합병 이외에는 경쟁력을 갖추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결국 삼성이 기아 인수에 성공,자동차업계가 현대―삼성―대우 등 상위 재벌의 3파전이 된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영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