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이틀째 폭락]개인투자자 투매 가세

  • 입력 1997년 10월 25일 21시 30분


기아사태 해결로 「반짝 폭등장세」를 보이던 주가가 홍콩증시 폭락의 여파로 이틀째 허우적거렸다. 25일에는 외국인들의 매도공세에 개인투자자들의 투매가 겹치면서 증시공황마저 우려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아시아 최대 금융시장인 홍콩에서 이탈할 경우 한국 투자비중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해외증시 폭락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외국 주식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만큼 「국제화」됐다는 반증이라는 것. 실제로 외국인들은 그들로서는 휴일인 25일에도 2백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순매수, 하루라도 빨리 한국시장에서 빠져 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쌍용투자증권 양재량(梁在亮)국제영업부장은 『외국인들의 주식매수―외화공급이라는 긍정적 역할에 익숙해 있는 주식 및 외환시장이 역방향의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동서증권 송태승(宋泰昇)투자정보분석실장도 『92년 증시개방 이래 다섯차례의 외국인 한도확대는 막연한 부양책의 하나로 이뤄진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일거에 주식을 내다 팔 경우를 대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폭락의 원인을 「외풍(外風)」보다 국내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것이 증권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투자자들의 담보부족계좌. 24일 현재 담보유지비율이 130%를 밑도는 담보부족계좌는 9천9백67개, 투자원금이 한 푼도 남지 않은 「깡통계좌」는 3백41개나 된다. 담보부족계좌는 투자자가 추가로 담보(현금이나 유가증권)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공급물량 증가→주가하락→담보부족계좌 증가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강운·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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