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아그룹을 부도처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에서 영업중인 외국금융기관들은 30일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아가 부도처리될 경우 해외금융기관들은 기아에 빌려준 4억달러의 채권을송두리째 회수하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파장으로 국내금융기관들이 도산하게 되면 엄청난 금액의 부실채권을 떠안게 되기 때문.
이에 따라 이미 국내 은행들에 대한 외화자금 대출을 기피하고 있는 외국금융기관들은 최근 국내 은행들이 제시하는 수출입환어음 할인을 꺼리거나 할인요율을 높이고 있다.
일본계 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아를 부도처리할 경우 한국 금융기관들과 기업들은 당분간 국가보증서가 없는 한 해외자금을 차입하지 못할 것』이라며 『일부 미국과 유럽계 은행들은 이미 한국의 은행과 기업에 대해 국가보증서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해외금융기관들은 그동안 「한국정부가 은행과 기아를 부도내지는 못할 것」으로 믿었으나 최근들어서는 이같은 믿음이 깨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