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 『돈맛나는 사업』…매년 30%이상 고성장

  • 입력 1997년 5월 12일 07시 51분


단체급식업은 불황속에서도 웃는 성장산업. 불황이 길어지면서 경비절감 바람을 타고 오히려 매년 30% 이상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 만큼 신규업체들이 대거 뛰어드는 등 단체급식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단체급식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지켜온 LG유통은 쌀 등급제를 실시하고 있다. 「고객만족」의 관건은 밥맛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질측정기로 쌀에 점수를 매겨 최고급 쌀로 밥을 짓는다. 그리고 지역별로 입맛이 약간씩 다른 점을 감안, 밥맛을 차별화했다. 서울은 약간 단맛을, 경상도 지역은 맵고 짠맛이 나게 하는 식이다. 또 「향토맛 순례」행사를 열어 각 지방의 전통음식이나 특산물을 소재로 한 요리를 소개한다. 대보름엔 나물밥, 복날은 삼계탕 등 「테마요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제일제당은 작년부터 「음식을 알아야 그 나라를 안다」는 슬로건 아래 「세계 먹을거리 축제」를 매달 한번씩 열고 있다. 고객 분석시스템을 갖춰 음식량과 이용자들의 정보를 컴퓨터에 빠짐없이 수록, 치밀하게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공의 관건은 역시 다양한 메뉴 개발. 『신라호텔과 조선비치호텔 등에서 조리경력을 쌓은 조리사를 동원, 전국의 일류 호텔식당과 유명음식점을 직접 찾아가 맛을 보고 그 집만의 조리비결을 캐내 4천가지가 넘는 메뉴를 개발했다』(李敏秀·이민수·41·제일제당 단체급식사업부 기획팀장) 대우 계열 아라코는 영양사와 조리사가 지역과 회사를 직접 순회하며 「현장중심」 전략을 펴고 있다. 신세계는 곧 「칠리 앤 쿡」시스템을 완성할 계획. 공동조리장에서 음식을 조리, 급랭해 냉각상태에서 배식장소로 옮기는 방식으로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최근 각 업체들은 식당의 인테리어에도 새삼스레 신경을 쓰고 있다. 「사원식당」 분위기를 벗어나 레스토랑 수준으로 탈바꿈하려는 것이다. 제일제당 사옥 16층 구내식당은 사방이 벽 대신 통유리로 돼 있어 호텔 스카이라운지 분위기를 낸다. 뮤직비디오까지 상영, 사원들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렇게 경쟁하는 업체들이지만 함께 외치는 공통 구호가 있다. 『회사의 경영상태를 알고 싶으면 화장실로 가보고 회사가 얼마나 활기있게 움직이는가를 알고 싶으면 사원 식당에 가보라』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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