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이 업계의 화두(話頭)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까지 사세확장에 치중해왔던 30대그룹과 중견그룹들이 세차게 몰아닥친 불황의 찬바람을 뚫고 살아남기 위해 본격적인 군살빼기에 나서고 있다. 4촌형 계열사의 과감한 통합과 한계기업의 매각, 조직의 슬림화가 핵심.
1일 업계에 따르면 부실기업을 잇따라 인수, 계열사를 25개로 늘리며 올해 30대그룹에 진입한 신호그룹은 지금 중장기 사업구조 조정안을 마련중이며 곧 결론을 내 발표할 예정이다.
그룹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온양펄프 동신제지 신강제지 등 3개사를 신호페이퍼로 통합한 것처럼 유사 사업부문을 점차 통합해 나가고 불필요한 인력을 대폭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그룹기획조정실을 비서실로 통합, 45명의 인력을 12명으로 줄인데 이어 차량과 식당운영 등은 외부업체에 넘기고 관리와 지원부서 인력은 대거 영업부서로 전진배치하기로 했다.
나산그룹은 금융업과 백화점사업을 정리하고 할인점형태의 유통업 패션업 건설업에 그룹의 힘을 집중하기로 했다.
나산은 지난달 한길종금을 매각하면서 금융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데 이어 나산백화점을 지난달말 폐점했으며 2006년까지 7개 대도시에 대형백화점을 세우려던 계획을 수정, 현재 건설중인 수서점만 백화점형태로 운영하고 나머지는 투자규모가 적은 할인점으로 대체키로 했다. 또 건설부문도 컨설팅회사에 의뢰해 사업조정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뉴코아백화점은 약 2천5백억원인 제2금융권 대출을 5백억원 수준으로 줄이기로 하고 신규개발팀의 인원을 줄이고 점포확장을 자제하기로 했다.
해태그룹도 올해초 인켈과 나우정밀을 해태전자로 통합했으며 미원그룹은 지난해말 4개 판매지점을 하나로 통합했다.
〈이명재·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