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여파 『회사 팔자』 급증…웃돈 얹어줘도 외면

  • 입력 1997년 4월 12일 20시 05분


경기도 소재 B철강의 김모사장은 올해초 기업체 복덕방인 M&A부티크(M&A중개소)에 회사 매각을 부탁했으나 석달이 지나도록 매수자가 나서지 않자 최근 파격적인 제안을 냈다. 『우리 회사를 부채와 함께 인수하는 분에겐 개인돈 13억원을 따로 드리겠습니다』 B철강의 순부채는 20억원(자산 50억원, 부채 70억원). 따라서 인수자는 7억원에 B철강을 인수하는 셈. 그러나 아직 B철강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M&A(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체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인수 희망자는 턱없이 적다. 그래서 기업체 매각 바겐세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경기도에서 자수업체 C사를 경영하던 이모사장은 최근 운영자금조로 5억5천만원을 인수자에게 얹어주고서야 겨우 회사를 처분했다. 그가 C사에 투자한 설비구입자금은 30억원. 부채는 20억원. 결국 35억5천만원을 들여 20억원의 빚을 해결한 셈. 한편 소프트웨어 정보통신업체 등 첨단 벤처기업체는 프리미엄이 붙어 매각된다. 상장회사인 E사는 작년 매출액 40억원, 연구원 10명의 소프트웨어업체 D사를 곧 인수할 예정이다. E사는 D사의 창업자에게 지분인수 대금과는 별도로 프리미엄 20억원을 얹어주고 지분 40%를 인수하게 된다. 이 매매의 중개를 맡은 아시아M&A 趙孝承(조효승)공동대표는 『일부 M&A부티크는 매매가 쉽지 않은 섬유 봉제 등 사양업종은 아예 취급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술력이 있는 벤처기업체는 사려는 쪽은 많은데 팔 물건이 없어서 난리』라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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