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임금가이드라인]상여금등 변칙인상 『쐐기』

  • 입력 1997년 3월 18일 19시 45분


[이용재기자] 노동계에 이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8일 임금총액 동결을 골자로 한 지침(가이드라인)을 발표함으로써 올봄 임금협상이 본격화됐다. 이날 경총이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호봉승급분은 인정했지만 물가상승률 생산성증가율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사실상의 동결안. 반면 노동계는 지난달 민주노총이 7.6∼13.6%, 한국노총이 18.4%의 인상률을 제시한 상태여서 개별기업의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임금총액은 기본급뿐 아니라 수당 상여금 복리후생비까지 포함된 포괄적인 개념이어서 기본급을 양보하고 상여금 복리후생비를 보장받던 예년의 임금협상 관행에 쐐기를 박겠다는 재계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 점에서 노동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더구나 재계는 정리해고제 변형근로제 등 새노동법 조항을 올해 단체협약에 반영한다는 입장이어서 단체협상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금협상 및 단체협상 양쪽 다 순탄치 않을 전망인 것이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경총의 가이드라인이 원래 강제성이 없는 권고성 지침인데다가 올해 노동계가 단체협상과 임금협상을 연계시킬 계획이어서 그야말로 선언적인 지침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개별기업이 정리해고제나 변형근로제 등의 조항을 단체협약안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노조에 임금인상을 대가로 주는 형식의 「거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경총관계자는 『올해 춘투(春鬪)의 가장 큰 쟁점은 「새노동법을 어떻게 단체협약에 반영할 것인가」하는 부분』이라며 『임금지급 여력이 있는 일부기업에서는 단협안에 변형근로제와 노조전임자임금 연차적 삭감안 등을 반영하는 대신 임금을 올려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