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두보 ‘등루’시 유묵 오는 8일부터 2주간 일반에 공개

  • 동아경제
  • 입력 2024년 4월 1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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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제공
사진=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 제공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원장 정세운, 이하 감정원)이 중국 당나라 유명 시인 ‘두보(杜甫,712∼770AD)’의 ‘등루’시 유묵이 한국에서 최근 발견됐다고 밝혔다. 고배도자기과학감정원은 안목감정과 과학감정을 병행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감정원이다.

감정원 측에 따르면 두보의 글씨는 중국 대만 한국 일본은 물론 세계 어느 박물관에도 한 점도 없어 이 유묵(백분지. 44cmX 93cm)은 세계적인 보물이라 할 수 있다. 두보의 시 등루(登樓)는 한국 국문학계에도 널리 알려진 유명한 작품이며, 글씨는 7언 8행 56자를 행서(行書)로 썼다. 한 장의 종이에 3줄로 썼으며 글씨는 일부 박락(剝落)이 심해도 묵색이 잘 남아 있다.

이 유묵은 송·명대 유존하는 종이와 다르게 백분 혹은 백회를 칠해 만든 것으로 박락이 심한 대신 묵색이 잘 보존이 되어 있다. 1973년 신강출토 건흥36년 출토 유물과 같은 백토를 바른 종이를 사용하여 주목되는 것이다.

이 유묵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중국도자 및 고서화를 과학 감정하고 있는 고배과학감정원(세운미술관. 관장 정세운)이 개인으로부터 소장 유물을 의뢰받아 그동안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최근 공개한 것이다.

글씨 고증은 한국역사유적연구원 이재준 고문(전 충북도문화재 위원)이 맡았으며 지난달 발행한 3월호 ‘한유원 학술논문집’에 게재되었다. 이 고문은 중국 고대 유물과 특히 돈황 출토 당송 불경과 불상, 고대 서체를 연구해온 고미술사학자로 그동안 한국에서 국보급인 신라백지묵서대반야경, 북위금동교각상, 백제 금동보살입상, 반가사유상 등을 찾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고문은 두보의 유묵을 연구하면서 고대 중국의 명필들의 글씨들을 비교 분석, 당나라 시기 유행했던 행서체임을 밝혔다.

두보의 ‘등루’는 그 동안 시단과 학계에서 막연히 54세인 764년 만년 작으로만 짐작해 왔다. 그런데 이번 두보 유묵이 한국에서 발견됨으로써 시인이 토번과 전쟁 중이던 20년 전 34세 744년 성도를 유랑하면서 옥루에 올라 감회를 적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때는 두보가 이백을 만나는 시기였으며, 많은 시를 만들 때인 것이다.

이 유목에 나타나는 인장은 총 44개이며, 이 중 확인된 청나라 황제인 건륭의 보물이라 칭하는 인장만 11개로, 그 당시에도 최고의 보물로 여겨졌다고 감정원 측은 전했다.

또한 원로 국문학자인 정광 전 고려대 교수는 이 유목 ‘두보의 등루 시 진적 유묵은 세계적인 보물이며, 역사적인 가치가 현재 발견된 그 어떤 것 보다 더 귀하다’ 며 ‘유묵을 보면 당대 최고의 풍모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감정원 측은 오는 4월 8일부터 2주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감정원 내 세운미술관에서 두보 '등루'를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두보의 '등루' 이외에 보물급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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