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 만난 유인촌 “삭감 예산 내년 대폭 수정…국립한국문학관 빠른 건립” 약속

  • 뉴시스
  • 입력 2023년 11월 27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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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어떤 방식으로든 순수예술에 대한 예산 편성을 대폭 수정할 겁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7일 문학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내년에는 줄어든 예산을 바탕으로 운용의 묘를 살려서 최대한 보완하고 내후년에는 순수예술 분야에 상당한 예산을 늘릴 계획이니 문학계에서도 희망을 품고 가길 부탁드린다”며 위로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에서 한국시인협회, 소설가협회 등 문인 단체를 비롯해 한국문학번역원, 국립한국문학관 등이 참여한 현장 간담회에서 내년도 대폭 삭감된 출판 관련 예산에 대해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자 유 장관은 달래기에 나섰다.

다만 유 장관은 지원 방식에 대한 고민을 간담회에서 허심탄회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세종도서를 비롯한 도서 출판 지원 사업에 대해 “연간 900종의 새종도서를 뽑는데 정말 900종이 다 우수도서인지 모르겠다. 순수하게 생각하면 정말 우수한 도서만 했으면 좋겠다”면서 “그럼에도 출판사 이야기를 들어보면 세종도서 지원사업에 선정되지 않으면 문을 닫는 곳이 많을 거라고 한다.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젊은 친구들이 그럼 곧 잘리겠다는 말을 하는데 가슴이 아팠다. 그러니 선별하기도 어렵고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 결정하기가 참 어렵다”고 말했다.

2026년 개관을 앞둔 국립한국문학관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간담회에 참석한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은 “한국문학관 건립이 지금 가장 급선무로 다가오고 있다”며 “은평구의 문학관 부지 기부채납 문제 등으로 지연되고 있는 사업을 내년에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문체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은귀 한국외대 교수 또한 “지금 한국 문학에 있어서 아카이빙 작업이 중요하다. 한국문학관이 만들어지면 진행될 거라고 예상된다. 한국문학의 여러 과거의 자료를 아카이빙 작업을 10년, 20년 꾸준하게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덧붙였다.

이에 유 장관은 “걱정하지 않도록 서둘러서 하겠다. 이왕이면 내가 있을 때 테이프까지 끊었으면 좋겠다. 내년에 시작하게 되면 문학계 축제처럼 판을 만들어서 준비하겠다”고 빠른 추진을 약속했다.


번역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유 장관은 “요즘 해외에서 한국문학이 많은 상을 수상하고 있는 건 번역이 잘 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 작가의 작품을 해외 여러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충실하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곽효환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지금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이 자리 잡을 최고의 기회를 잡았다. 한참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데 번역원 예산이 14% 정도 삭감돼 문체부 차원에서 노를 저을 동력을 주면 좋겠다”며 지원을 촉구했다.

이구용 케이엘매니지먼트 대표 또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시인의 작품 번역뿐만 아니라 그 원천이 되는 해방 전후에 활동했던 시인의 작품은 번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자 유 장관은 “어떻게든 번역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날 간담회에는 유자효 한국시인협회 회장, 김호운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전보삼 한국문학관협회 회장 등이 참석해 예총의 예술인센터 건물 매각 논란, 김소월문학관 설립 제안, 문예지 지원 사업 정비, 원고료 현실화 등의 안건을 이야기했다.

유 장관은 “글 자체가 우리 모든 문화의 원천 콘텐츠이고 기본”이라며 “오늘 이야기한 내용을 반영해 내후년 예산에 반영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협회장 등 관계자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간담회를 마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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