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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흔들며 만세 삼창 외치던 어머니 항일정신 눈가에 선해”
뉴스1
입력
2023-03-01 07:47
2023년 3월 1일 0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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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주년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오후 광주 광산구 한 주택에서 고 안임순 애국지사의 딸이자 독립유공자의 후손인 김상연씨(76·여)가 안 지사의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3.2.28/뉴스1
“어머니의 기개는 엄청났죠. 미국 한복판에서 대중들에게 항일정신을 연설하는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해요.”
제104주년 3·1절을 하루 앞둔 지난 2월28일 오후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에서 만난 독립유공자 후손 김상연씨(76·여)는 여장부같은 어머니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김씨는 “어머니는 미국으로 이민 간 뒤에도 한복을 즐겨 입으셨다”며 “한복과 한글에는 우리의 얼이 담겨있다고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3월1일 국가유공자로 추서된 고(故) 안임순 애국지사다.
안 지사는 1930년 1월 서울 이화여자고등보통학교 3학년 재학 중 광주학생운동을 지지하는 만세 시위에 참여,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하루는 일제의 눈을 피해 하얀 천 위에 태극기를 그려 넣다가 적발됐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고 한다.
이후 학교에서 1년간 정학 처분을 받았지만, 광주학생운동의 전국적 확산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당신은 못 배웠지만, 자식들은 어떻게든 가르치려고 하셨어요.”
고 안임순 애국지사의 국가유공자 증서. 2023.2.28/뉴스1
김씨는 안 지사가 본인을 포함한 네 명의 딸에게 ‘여자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며 야간, 주간 대학교에 보냈다고 했다.
특히 해방 전 이북 땅으로 넘어간 아버지와 헤어졌는데, 십수년 동안 안 지사 홀로 가장의 역할을 해온 여장부라고 설명했다.
그런 굳센 기개는 해방 이후 미국 이민생활에서도 나타났는데, 한인들에게 숭고한 항일정신을 전파했다고 했다.
김씨는 “어머니는 1974년 미국으로 이민 간 뒤 로스앤젤레스에서 3·1여성동지회를 창립했다”며 “어머니가 초대 회장을 맡았고, 10년 넘게 회장으로 지내셨다”고 말했다.
이어 “3·1절만 되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선 동지회, 한인회 사람들과 만세 삼창을 했다”며 “태극기가 흩날리던 그 상황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아 광주 광산구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에게 항일정신을 가르치고 있다.
배우자인 정종신씨(76)와 함께 교회를 개척하고, 피난 온 우크라이나인에게 한글을 교육 중이다.
김씨는 “한글 교육을 하기 전 한국말로 된 노래를 꼭 부른다”며 “그 나라의 말에는 얼이, 특히 104년 전 애국지사들이 지키려던 우리나라의 정신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항일정신이라는 것이 어렵고 딱딱한 것은 아니다”며 “우리나라 역사, 뿌리를 교육받는 것이 항일정신 그 자체다”고 말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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