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의 삼겹살…“韓 음식은 같은 재료인데 日과 다른 맛”

도쿄=박형준 특파원 입력 2021-08-06 19:55수정 2021-08-0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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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일본 도쿄 신주쿠구 한국문화원 4층 하늘정원. 일본 TV 드라마 시리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마쓰시게 유타카(松重豊·58) 씨가 입장하더니 기와 문양 처마 아래에 마련된 테이블 뒤에 앉았다.

테이블 한쪽 끝에서 구워진 삼겹살이 전달됐다. 그는 깻잎과 상추를 손바닥에 놓더니 참기름에 찍은 삼겹살을 올렸다. 이어 구은 마늘, 콩나물을 차례로 놨다. 마지막으로 된장을 듬뿍 찍은 뒤 쌈을 싸고선 절반을 베어 먹었다.

“음…, 여러 맛이 씹을수록 하나가 되는군요….” 삼겹살 쌈을 처음 먹은 그의 첫마디는 이랬다. 이어 드라마에서 나오던 것처럼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깻잎의 독특한 맛이 느껴지네요. 이어서 고기맛이 납니다. 그 다음은 마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베이스에는 참기름 맛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단하네요.”

이날 마쓰시게 씨는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가 주최한 ‘한국관광 여름축제 2021’ 행사에 참석했다. 1~10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K-뷰티, 넌버벌 퍼포먼스 ‘브레이크 아웃’, 한국관광 100선(選) 랜선여행 등 한국의 문화와 여행지를 일본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기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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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에 일본에서 첫 방송이 시작된 ‘고독한 미식가’는 지난달에 시즌9를 시작했다. 시즌9는 한국에서도 동시 방송되고 있다. 수입잡화상을 홀로 운영하는 주인공 마쓰시게 씨가 여러 출장길에서 맛집을 들러 음식을 온 미각을 동원해 먹으며 작은 행복을 찾는 내용이다.

한국 음식도 등장했다. 그는 2018년 서울에서 돼지갈비, 전주에서 비빔밥을 먹었고, 2019년 부산에서 낙곱새(낙지·곱창·새우를 넣은 볶음)를 먹었다. 이날 행사에서 마쓰시게 씨는 한국 촬영 경험에 대해 “음식을 먹기 전에 반찬이 나왔는데 그런 식문화는 처음이었다”며 “반찬만으로 너무 맛있고, 다 먹기 힘들 정도로 많아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한국 음식의 특징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는 “일본에 다 있는 재료인데, 한국 음식은 전혀 다른 맛을 낸다. 그래서 한국 음식을 먹으면 여러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국에 가면 다시 먹고 싶은 음식으로 팥빙수를 꼽았다. 그는 “부산 촬영 갔을 때 저녁에 디즈트를 먹으러 나갔다. 겨울인데 빙수에 여러 재료와 콩가루가 올라와 있었다. 너무나 맛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사전 신청한 일본인 1020명과 함께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이뤄졌다. 그 중 20명은 관광공사가 선물로 보낸 삼겹살을 직접 구워먹으며 참여했다. 정진수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장은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일본인의 해외 관광이 재개될 때 한국을 제1 여행지로 선택하게끔 하기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마쓰시게 씨가 사회자와 나눈 문답 요약.

Q: 드라마 제목이 ‘고독한 미식가’다. 평상시 혼자 밥 먹는 경우 있나.


A: 있다. 그런데 서비스로 음식을 더 주면 곤란하다. 평상시 많이 안 먹는다. 본업이 배우여서 체중 조절을 해야 한다.

Q: 오늘 삼겹살을 먹었는데, 일본에서 먹어본 적 있나.


A: 처음 먹었다.

Q: 한국 음식이 맵지 않았나.

A: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매운 음식 좋아했다. 일본인 중에 매운 음식에 강한 편이다. 한국에서 음식 먹었을 때 땀을 좀 흘렸지만 맛있었다. 한국 음식은 매우면서 매우 맛있다.

Q: 한국 촬영에서 기억나는 것은.

A: 한국 톱가수 성시경 씨를 만난 것이다. 그는 나의 팬이라고 했다. 내가 전주 촬영 갔을 때 전주까지 와 줬다. 코디네이터처럼 나를 도와줬다. 멋진 목소리를 가진 가수로부터 엄청난 도움을 받았다. 너무나 인상 깊다.

Q: 한국에 다시 가면 먹고 싶은 음식은.


A: 2019년 부산에서 촬영했을 때 저녁에 디저트를 사 먹으로 나갔다. 가키고오리(얼음을 갈아서 만든 일본식 빙수) 같은 것에 여러 재료와 콩가루가 뿌려져 있었다. 겨울이었는데도 너무나 맛 있었다. 다시 먹고 싶다.

Q: 한국 음식의 특징은.

고기, 마늘, 참기름 등은 모두 일본에도 있다. 그런데 한국은 완전히 다른 맛을 낸다. 매일 먹는 재료가 한국에서 요리하면 다른 맛을 낸다는 게 매우 놀랍다. 가까운 이웃 국가인데도 일본과 동일한 재료로 다른 맛을 내 여러 자극을 받는다. 내일이라도 당장 가고 싶다. 참을 수 없다.

Q: 오늘 디저트는 참외다.


A: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가 내 고향이다. 어릴 때 참외를 많이 먹었다. 향기가 멜론과 다른 독특한 향이 난다. 어릴 때 참외를 먹고 엄청나게 달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때만큼 단 것 같지는 않다. 아무래도 단 과일이 많이 나오고 있으니. 참외는 ‘여름 휴가의 맛’과 같은 느낌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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