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놓친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품는다…‘695억원 투입’ 지분 51% 인수

  • 동아경제
  • 입력 2019년 12월 18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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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주식매매계약 진행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제안
국내 LCC 시장 경쟁력·주도권 강화
항공업계 “2개 브랜드 독립경영체제 유지할 듯”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제주항공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로 눈길을 돌렸다. 국내 5위권 LCC 이스타항공 지분 인수에 나선 것. 이번 인수를 계기로 국내 LCC간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주항공은 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이날 양해각서 체결에 따라 제주항공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인수 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 지분비율은 51.17%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번 이스타항공 추진은 항공사간 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경쟁력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 및 시장 주도권 강화를 위해 이뤄졌다”며 “국내 업계 재편 국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먼저 매각을 제안했다. 이스타항공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결단 차원에서 제안을 긍정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는 “국내외 항공시장 경쟁력 강화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두 회사가 뜻을 같이하게 됐다”며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 2대 주주로서 최대주주인 제주항공과 공동경영체제로 산업 발전과 위기 극복에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모델 운영효율을 극대화해 업계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여기에 안전운항체계 확립과 소비자만족도 개선에 초점을 두고 사업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이번 지분 매매 후에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합병하지 않고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별도 자회사로 두면서 이스타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슬롯(특정 시간대 공항 이용 권리)과 단독 취항지 등의 자산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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