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여성 최초로 칸영화제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 받아 주목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7일 10시 41분


코멘트
흑인 여성 최초로 칸 경쟁부문에 진출, 주목받은 마티 디옵(37)이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쥐었다. 칸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제72회 칸 영화제는 이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감독이 5명이나 되는 등 거장들의 잔치로 보였다. 하지만 아시아 감독의 사상 두 번째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흑인 여성이 처음으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흑인·여성·소수민족이 활약했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르 피가로는 “(칸의) 발전은 중요하다. 그 발전은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단합된 투쟁이 있다면 한 층 더해질 것이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영화 매체 ‘르 필름 프랑세즈’는 “여성·젊은이·소수민족의 약진이 특히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프랑스계 세네갈 출신인 디옵의 영화 ‘대서양’(아틀란티크)은 유럽으로 이민한 애인이 실종된 후 남겨진 세네갈 여성(에이더)의 이야기다. 세네갈의 많은 젊은이들은 생계를 위해 보트를 타고 스페인으로 이민을 시도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마주한 문제를 다룬 영화라는 평이다.

이 작품은 마티 디옵의 장편 데뷔작이다. 이전에 5편의 단편 영화를 제작했다. 특히 2009년의 작품이 그녀가 칸에 진출하는 초석을 마련했다. 같은 상황이지만, 위험한 이민 행렬로 내몰리는 남성을 조명한 영화다.

앞서 디옵은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칸에 초청된 최초의 흑인 여성 감독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상당히 슬펐다. ‘내가 흑인 여성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한 것이 아닌, 자연스럽고 평범한 일이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자랄 때 나에게 영감을 준 흑인 영화감독이나 혼혈 영화감독이 없었다. 이러한 인물의 존재는 중요한데, 내가 더 젊은 세대의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이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당시 82인의 영화계 여성 인사들은 영화계 성차별 문제를 제기했고, 티에리 프레모(59)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성평등성을 개선하겠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