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단순함이 최고의 전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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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3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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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성에 빠지다/저자 지용구/미래의 창
복잡성에 빠지다/저자 지용구/미래의 창
우리 사회는 여전히 투입에 대한 고민은 적고 산출만 증가시키라는 요구가 팽배하다. 그 결과 노동의 질적인 측면이 떨어져 낮은 효율성으로 줄어든 산출을 장시간의 노동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결국 모든 것이 직장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일상이 당연시되고 그 속에서 여전히 우리 삶의 여유가 없다. 따라서 투입을 최대한 줄이고 산출을 늘리는 것이 노동생산성 향상의 답이며 이를 위해 우리 사회 내에 쌓인 ‘복잡성’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21세기에도 여전한 우리 사회의 장시간 노동은 기업들이 고객 해결 과제를 위한 직무보다 부가적인 일들에 지나치게 중독되어 기업 내에 쌓인 복잡성에 근본 원인이 있다.

즉 복잡성에 사로잡혀 직무상 불필요한 업무를 처리하는 상황을 당연시한 것이 바로 장시간 노동이다. 복잡성은 늘어난 일처리와 다양해진 업무들에 스며들어 우리가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노동자에게 불필요한 장시간 노동 강요를 통해 직무착취를 하고 기업에는 보이지 않는 비용과 손해를 발생시킨다.

전략의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원인은 지나친 전략 변화, 너무 많고 불명확한 전략(우선순위의 혼선), 복잡한 전략 계획 프로세스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는 우리 기업이나 조직들에서 익히 봐온 것들이다.

팬택이 법정관리에 도달하게 된 것은 제품이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고 제품이 팔리지 않은 것은 고객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기술 중심의 벤처 제조 기업으로서 단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이룬 과도한 자신감으로 인해 개발자 관점에서만 고객 가치를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쌓인 복잡성 때문에 제대로 시장을 바라보지 못한 것이 결국 팬택의 발목을 잡았다.

이와 달리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처럼 복잡성의 폐해를 일찌감치 깨닫고 이를 제거함으로써 성장과 혁신을 이룬 기업들도 있다. 아마존은 고객 가치 전달 과정의 비용을 최소화하고 그 이익이 고객에게 돌아가도록 최저가의 구매 경험을 제공하는 경영 전략을 추구했다.

또한 원클릭 주문이라는 단순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 가치를 극대화했다. 스티브 잡스는 파산 직전에 몰렸던 애플을 부활시킨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단순화를 통해 핵심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모든 곁가지를 없앤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제는 복잡성과의 전쟁을 즉각적으로 펼치는 것이 중요하며 복잡성의 정도에 대한 진단과 올바른 자각이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거의 인식하지 못하거나 의식하더라도 그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복잡성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동아닷컴 김동석 기자 kimgiz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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