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심포니 이끄는 필리프 조르당 “빈에서는 우리가 빈필보다 한수 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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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심포니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필리프 조르당은 젊은 나이에 빠르게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는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그 다음 단계에 대해 준비를 할 뿐”이라고 말했다. 빈체로 제공
빈 심포니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필리프 조르당은 젊은 나이에 빠르게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는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그 다음 단계에 대해 준비를 할 뿐”이라고 말했다. 빈체로 제공
스페인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팀이다. 같은 도시에 있는 AT마드리드도 강팀이지만 레알에 밀려 2인자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7년 역사를 자랑하는 빈 심포니도 마찬가지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브루노 발터,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등 거장들이 객원 지휘자로 거쳐 갔고, 브루크너 교향곡 9번도 초연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같은 도시의 세계적인 악단 빈 필하모닉에 가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14년 지휘자 필리프 조르당(43·스위스)이 수석 지휘자로 부임한 뒤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빈 심포니가 12월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6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7일 대전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빈 심포니는 21년 만의 내한공연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과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파리국립오페라 음악감독이기도 한 조르당은 부임 후 대규모 단원 교체와 젊고 실력 있는 객원 지휘자 투입으로 빈 심포니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최근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빈 필하모닉과 소리로 따지면 우린 더 가볍고 투명하다”며 “우린 빈에서만 한 시즌에 약 100회 공연을 하는데 항상 만석이다. 두 악단 모두 빈 사운드의 다른 버전이지만 빈에서는 우리가 클래식 음악을 대표하는 단체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조르당이라는 성은 낯익다. 그의 아버지는 명지휘자 아르맹 조르당(1932∼2006). 그는 “지휘자 경력 초반 조르당이라는 성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과 기대감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그래도 아버지는 항상 격려해줬고 어떻게 훈련해야 되는지부터 가르침을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근래 보기 드문 오페라 극장 출신이다. 2020년 빈 국립오페라극장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어 있어 앞으로 유럽 오페라의 정점에 설 인물이다. 같은 오페라극장 출신인 카라얀의 행보와 비슷한 점이 많다. 그는 “카라얀과 비교된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지만 단순히 이력에서 나타나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 완전한 지휘자가 되기 위해 오페라, 심포니 두 분야 모두 경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르당은 피아니스트로도 최근까지 리사이틀을 열기도 했다. 그는 “지휘자가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관점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같은 이유로 바이올린을 배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6만∼18만 원. 02-599-5743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필리프 조르당#빈 심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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