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맨몸으로 美 대륙 횡단… 진짜 나를 만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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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세에 떠나는 아주 특별한 여행/강명구 지음/260쪽·1만3500원/동아E&D

 제목 그대로다. 나이 59세를 맞아 강명구 씨는 여행을 떠났다. 부업으로 벌인 일이 적성에 안 맞아 힘겨웠던 때였다. 남들 눈치 보면서 살아온 것을 정리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 나설 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자는 미국 대륙을 횡단하기로 결심했다. 마라톤으로. 그야말로 ‘특별한’ 여행이었다.

 로스앤젤레스의 샌타모니카 해변에서 첫 발자국을 내디딘 것이 125일 5200km 여정의 시작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내 몸의 근육에만 의지해 달려서 가는 것이다.” 캠핑장비와 옷가지, 식량을 실은 50kg 무게의 특수유모차를 밀면서 강 씨는 미국 14개 주를 뛰었다. 모하비 사막, 텍사스 애머릴로, 오클라호마시티, 미시시피강… 긴 여정에서 폭풍우와 눈보라를 만났고 길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첫사랑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경탄하기도 했다. 홀로라는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쏟기도 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따뜻한 정으로 위로를 받았다.

 혼자만의 여행이 대부분 그렇듯 저자 역시 육체 피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성취감을 얻게 된다. 제2의 인생을 꾸려가기에 충분한 힘이 있다는 것을, 충분한 경험도 쌓였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모든 것을 비우고 시작한 여행은 결국 새로운 더 많은 것을 담는 시간이 됐다”고, “비록 몸은 난파선에서 구조된 사람처럼 야위었지만 강인한 생명의 의지로 충만하게 됐다”고 말한다. 인생 후반기에 접어든 이들이라면 공감하면서, 자기만의 여정을 꿈꿔 볼 것 같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
#59세에 떠나는 아주 특별한 여행#강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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