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용 대표 “평가단 가장 고심했다고 들어 300년 대물림 장맛 덕인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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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게장 전문 ‘큰기와집’ 한영용 대표

간장게장 전문점 ‘큰기와집’의 한영용 대표는 미쉐린 가이드 선정 비결로 ‘장맛’을 꼽았다. 동아일보DB
간장게장 전문점 ‘큰기와집’의 한영용 대표는 미쉐린 가이드 선정 비결로 ‘장맛’을 꼽았다. 동아일보DB
 “평가단이 가장 고심을 많이 했다고 그러더군요. 하하.”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식당은 간장게장 전문점 ‘큰기와집’(별 1개)의 선정이었다. 간장게장은 한국인에게도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다. 하물며 외국인의 입맛에는 어떨까.

 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영용 큰기와집 대표(47)를 만났다. 그는 1일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선정된 식당 중에서 가장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암행 평가단이 다른 곳과 달리 저희 가게에 정말 많이 왔다고 해요. 보통 두세 번 암행 뒤 선정을 결정하지만 저희 가게에는 다섯 번 이상 방문했다고 하더군요. 간장게장이 한국인 사이에서도 모두가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잖아요.”

 큰기와집은 1975년 전남 목포에서 ‘남도식당’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제가 목포에서 중학교를 다니다가 서울로 올라왔어요. 6남매 중 제가 막내인데 큰형이 서울의 대학교를 가느라 가족이 모두 서울로 올라왔죠.”

 처음에는 경기 안양에 가게를 열었지만 1999년 지금의 장소(서울 종로구 북촌로 5길 62)로 옮겼다. 이때 그가 어머니에게서 가게 운영을 이어받았다. 18세 때 조리사 자격증을 딸 정도로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당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식 요리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큰기와집의 특징은 청주 한씨의 300년 대물림된 장맛이다. 그 자신도 호서대 벤처대학원에서 발효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장맛에 관심이 많다.

 미쉐린 가이드 선정만으로 수십 배의 매출 신장과 명예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처음에는 선정을 반려하려고 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서양 음식의 기준에 맞춰져 있다고 생각해서였어요. 한국 음식에 대한 전통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고민을 했죠. 고심 끝에 우리만의 맛을 지켜내면서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죠.”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미슐랭#간장게장#큰기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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