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소재만으로도 의미있는 영화… 악역 탈출… 연기변신 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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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주연 이정재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해군 대위 장학수 역을 연기한 배우 이정재. 그는 “장학수는 ‘암살’의 염석진만큼 긴장도가 높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CJ E&M 제공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해군 대위 장학수 역을 연기한 배우 이정재. 그는 “장학수는 ‘암살’의 염석진만큼 긴장도가 높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CJ E&M 제공
5000분의 1이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의 작전명은 ‘오퍼레이션 크로마이트(Operation Chromite).’ 인천상륙작전 하면 으레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떠올리지만 작전 성공의 이면에는 평범한 한국 군인의 희생이 있었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배우 이정재는 바로 이런 지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가 연기한 장학수 대위는 인천상륙작전에서 실제로 ‘X-ray’ 작전을 이끌었던 임병래 중위(?∼1950)를 모델로 했다. 영화는 맥아더 장군의 정적(靜的)인 지휘와 장 대위의 동적(動的)인 격투를 극명하게 대조한다.

“후손들이 알지 못했던 진짜 주인공 임 중위의 노고(勞苦)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할까 봐 고민하면서 연기에 임했습니다. 인천상륙작전은 ‘무혈입성’이었다는 얘기가 많은데…. 사실 인천 본토에서 목숨을 걸었던 해군 첩보부대 등의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작전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그분들의 희생을 되새기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목적의식이 너무 분명했던 탓일까. 영화는 27일 개봉도 하기 전에 혹평 세례를 받았다. 하지만 배우 이정재는 담담했다.

“소재만으로도 의미 있는 작품이잖아요. 영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이 ‘괜찮은 영화를 만들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손익분기점이 넘었으면 좋겠어요.”

그간 6·25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대부분 관객 반응이 뜨거웠다. ‘태극기 휘날리며’(2004년·약 1175만 명),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약 583만 명)와 같이 흥행 성적이 좋았던 작품에는 ‘이념을 넘어서는 휴머니즘’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인천상륙작전’을 향한 혹평은 이 대목을 놓쳐서가 아닐까.

“(말한 대로) 그동안 한민족의 애환을 다룬 영화는 많이 나왔습니다. 우리 영화도 똑같이 거기에 집중했다면 오히려 새롭지 않았을 거예요. 인천상륙작전은 ‘속도감’을 중시한 영화예요. 개개인의 사연보단 이야기의 긴박한 흐름에 초점을 맞췄죠.”

영화 ‘도둑들’(2012년), ‘관상’(2013년), ‘암살’(2015년)에서 악역을 맡았던 이정재는 이번엔 ‘영웅’ 역을 맡았다. 연기 변신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지금까지 맡은 악역과 장학수 역은 연기 긴장도가 높은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긴장감이 높은 인물을 연기하면 상당히 피로합니다. 자고 나와 촬영 시작하면 상쾌해야 하는데 첫 컷부터 눈에 힘을 줘야 하니까요.(웃음)”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이정재#인천상륙작전#장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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