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유쾌한 실험 “좋아하는 예술가에게 월급을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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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15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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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라우드 펀딩 플랫폼 삼천원 홈페이지
사진=클라우드 펀딩 플랫폼 삼천원 홈페이지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가에게 직접 월급을 주는 새로운 시도가 기부 문화의 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클라우드 펀딩(대중으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방식) 플랫폼 ‘삼천원’ 장동현 공동대표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삼천원에 대해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 한 달에 커피 한 잔 정도를 사줄 수 있는 3000원이 모이고 모인다라면 그것이 아티스트에게 정말 안정적인 수입원이 돼서 아티스트가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장 공동대표는 “1000명이 한 번 듣는 음악만큼이나 한 명이 1000번 듣는 음악들이 정말 사람들한테 사랑받고 활동을 해 나갈 수 있는 모습을 보아왔어야 하는데 그런 음악들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봐왔다”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조사한 예술인 실태 조사가 있는데 그들의 평균 소득만 보면 연 1255만 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예술인이라는 분야에는 글 쓰는 예술인, 그림 그리는 예술인, 음악 예술인 다 들어가는데 인디밴드를 하는 분들의 생활은 그중에서도 하류에 속한다”면서 “투잡, 스리잡을 뛰는 것은 기본이고, 음악과 전혀 상관없는 패스트푸드 알바나 이런저런 용역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예술인들의 안타까운 실태를 접한 장 공동대표는 문화예술 창작 지원에 뜻을 가진 대학생 7명과 함께 클라우딩 펀딩 플랫폼 ‘삼천원’을 지난 9일 오픈했다. 문화예술 소비자들이 후원하고 싶은 예술가를 선택해 매달 최소 3000원을 지불하면 수수료 5%를 제외한 나머지를 예술가들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인디 음악 외에 다른 분야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클라우드 펀딩은 대학로 소극단 사이에선 이미 불황 타개책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연극 기획 단계부터 대중들에게 후원을 받아 무대비용이나 준비비용을 마련하고, 후원자들은 티켓과 배우의 이벤트 등을 제공 받는 형태로 진행된다. 극단은 자금을 미리 확보하고, 후원자들은 적은 비용으로 연극을 관람할 수 있다.

장 공동대표는 “아직 멀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 밴드에 10명 정도가 모인다면 나중엔 100명이 되고 그 100명이 또 다른 사람들, 또 다른 밴드, 또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서 그렇게 소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문화예술이 지속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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