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폴짝 뛰어오른 순간, 진짜 모습이 찰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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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점프!/필리프 홀스먼 지음/민은영 옮김/132쪽·2만 원·엘리

왼쪽부터 메릴린 먼로, 살바도르 달리, 그레이스 켈리. 가운데 사진 ‘달리 아토미쿠스’(1948년)의 캔버스 위 그림은 달리가 1949년 완성한 유채화 ‘레다 아토미카’다. 엘리 제공
왼쪽부터 메릴린 먼로, 살바도르 달리, 그레이스 켈리. 가운데 사진 ‘달리 아토미쿠스’(1948년)의 캔버스 위 그림은 달리가 1949년 완성한 유채화 ‘레다 아토미카’다. 엘리 제공
표지 사진만 보고도 구매욕에 휩싸일 독자가 40대 이상 남성 가운데 꽤 있을 거다. 샌들을 벗어 던져놓고 활짝 웃으며 폴짝 뛰어오른 미국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1929∼1993). 중학생 때 접한 사진잡지 ‘라이프’ 속 그녀의 이미지는, 여성이라는 미지의 존재를 학습해가는 과정에서 설정한 하나의 이상향이 됐다. 표지를 보여주며 “내 이상형”이라고 하자 대뜸 커다랗게 비웃은 여자 후배의 반응을 보면 물론 결코 현실적으로 바람직한 이상향 설정은 아니었다.

어쨌거나 해맑게 웃으며 점프한 헵번과 메릴린 먼로, 그레이스 켈리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한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지은이는 2007년 폐간돼 이제 웹사이트만 남은 라이프지의 표지 사진을 가장 많이(101회) 찍은 사진작가다. 살바도르 달리, 리처드 닉슨, 소피아 로렌 등이 그의 뷰파인더 앞에서 뛰어올랐다.

“혀가 생각을 감추듯 얼굴은 내면의 자아를 감춘다. 점프하는 사람은 갑자기 에너지를 분출해 중력을 거스르면서 표정과 팔다리 근육의 제어를 잠시 잃는다. 가면이 벗겨지고 진정한 자아가 표면에 떠오른다.”

과연, 익숙한 사람들의 낯선 표정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하나둘셋점프#필리프 홀스먼#오드리 헵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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