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유럽 프로축구 순위는 자본이 결정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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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자본주의/스테판 지만스키 지음/이창섭 옮김/408쪽·1만6000원·처음북스

유럽 각국 프로축구 리그에서는 매번 우승하는 팀이 정해져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맨체스터 시티, 첼시, 아스널 등이 상위 순위를 독점하고 있다. 스페인에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독일은 바이에른 뮌헨이 그렇다.

영국 런던경영대학원 연구원인 저자는 이런 독점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이 바로 돈이라고 말한다. 사실 축구팬이라면 여기까지 다 알고 있다. 경제 전문가이자 축구 역사가인 저자는 이런 독과점 현상을 풍부한 자료를 통해 입증한다. 선수 스카우트 비용, 경기장에 대한 투자, 구단의 수입과 지출 등 다양한 항목을 통해 축구에서 돈이 움직이는 흐름을 보여준다. 대형 구단들이 성장해 온 역사도 살펴본다.

유럽 각국의 축구 리그를 주관하는 유럽축구연맹(UEFA)에 가입된 나라의 1부 리그 축구팀은 700개가 넘는다. 이 중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팀은 지난 50년간 11개 팀에 불과하다. 레알 마드리드, 맨유, 바르셀로나, 리버풀 등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2014년 6억 달러(약 7200억 원)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레알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는 경기당 평균 7만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찬다. 구장의 1인당 평균 입장료는 112달러(약 13만5000원)에 이른다.

저자는 앞으로도 축구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두 합쳐서 세계 인구의 45%를 차지하는 인도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가 최근 축구에 빠져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들 나라의 축구팬들은 대부분 빅 클럽을 좋아한다. 저자는 결론에서 축구의 의외성을 살려야 한다고 역설한다. ‘공은 둥글다’는 축구계의 명언처럼, 약팀이 강팀을 꺾는 구도가 생겨야 팬들의 즐거움이 커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려면 현행 승강제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1부 리그 하위팀이 2부 리그로 떨어지고, 2부 리그 상위팀이 1부 리그로 승격하는 시스템이 강화돼야 약팀이 강팀을 꺾을 가능성이 그나마 생긴다는 것이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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