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있던 공간이 새롭게 태어났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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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목욕탕-폐교-낡은 모텔이 주민들 생활문화센터로… 정부, 2017년까지 130곳으로 확대

부산 두송생활문화센터 도예반 수업에서 컵과 그릇 등을 만들고 있는 지역 주민들.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부산 두송생활문화센터 도예반 수업에서 컵과 그릇 등을 만들고 있는 지역 주민들.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유방암 수술 이후 집에만 있다 보니 몸이 처지고 우울했는데, 지난해 생활문화센터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삶의 활기를 찾기 시작했어요.”

지난해 가을부터 부산 사하구 다대동 두송생활문화센터에서 도예반 바느질반 발레반 등을 수강한 주부 김연식 씨(49). 그는 “바느질 수업 때 만든 양말 인형은 조카가 매일 안고 자고, 도예반에서 만든 그릇은 매일 식탁에 오른다”며 “생활문화센터를 통해 취미를 갖게 됐고, 지역 주민들을 만나 교류하면서 수술 뒤 찾아온 우울함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김 씨가 매일 오가는 센터는 수년 전만 해도 동네 주민이 즐겨 찾던 작은 목욕탕이었다. 문을 닫은 뒤 3년 정도 방치됐던 목욕탕은 리모델링을 거쳐 영화 상영, 공연이 가능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처럼 폐목욕탕, 폐교, 낡은 모텔 등이 지역 주민을 위한 생활문화센터로 탈바꿈되고 있다. 생활문화센터란 기존 문화시설을 활용하거나 버려진 공간을 이용해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거점 플랫폼으로 조성한 커뮤니티 공간이다. 2014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센터는 1월 현재 전국에서 70곳이 운영 중이며,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까지 13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6년 된 폐교를 리모델링해 귀농 청년과 주민이 운영하는 경남 거창군 하성단노을생활문화센터, 노후한 모텔을 개조한 경기 양주시 777생활문화센터 등이 모범 사례로 꼽힌다.

김훈규 하성단노을생활문화센터 사무국장은 “문화생활을 누릴 엄두를 못 냈던 어르신들이 센터를 통해 영화 감상과 합창단 활동 등을 즐기고, 어린아이들은 택견 강습 등을 무료로 받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생활문화센터#두송생활문화센터#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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