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넘치던 보컬 머큐리는 갔어도… ‘록의 전설’ 퀸 살아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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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공연 열기 후끈

1970, 80년대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퀸은 14일 첫 내한 공연에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무대로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2011년 새로 합류한 보컬 애덤 램버트(왼쪽)와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가 열정적인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9ENT 제공
1970, 80년대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퀸은 14일 첫 내한 공연에서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무대로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2011년 새로 합류한 보컬 애덤 램버트(왼쪽)와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가 열정적인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9ENT 제공
전설은 힘이 셌다. 살아있는 록의 전설 ‘퀸’의 첫 내한 공연이 열린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은 비가 내린 후 쌀쌀한 날씨에도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달아올랐다.

흰색, 노란색, 파란색 비옷을 입은 사람들은 공연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앉아 전설의 밴드를 기다렸다. ‘Korea♥Queen’이라는 글귀가 적힌 검은색 대형 카드를 흔드는가 하면, 머리에 종이 왕관을 쓰고 전설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1946∼1991)처럼 검은색 콧수염을 붙인 팬들도 눈에 띄었다.

공연 시작 전 팬들은 “퀸! 퀸! 퀸!”을 연호하며 밴드를 맞았다. 관객층은 20, 30대부터 초중고교생 자녀의 손을 잡고 온 40, 50대 중장년층까지 다양했다. 한 50대 여성 팬은 “학창 시절부터 40년 가까이 퀸을 좋아해왔다. 퀸은 내 인생 자체로, 원년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를 만나게 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흥분했다.

퀸은 압도적인 카리스마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사망하고 1997년 베이스기타 연주자 존 디컨이 은퇴한 후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67)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65)를 주축으로 활동해왔다. 2011년에는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2009년 준우승자인 애덤 램버트(32)가 보컬로 합류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멤버들이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로저 테일러의 아들인 루퍼스 타이거 테일러(23)도 퍼커션 연주자로 아버지와 나란히 무대에 섰다. ‘섬바디 투 러브’ ‘위 윌 록 유’ ‘위 아 더 챔피언’ 등 왕년의 히트곡이 줄줄이 연주됐고, 팬들은 리듬에 맞춰 온몸을 흔들면서 멤버들의 열정적인 움직임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퀸은 화석이 아니라 살아서 계속 진화하는 밴드”라는 메이의 말을 입증하는 무대였다. 메이는 어쿠스틱 기타로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를 연주하며 팬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는데 후반부에 작고한 머큐리의 영상이 떠오르자 객석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날 팬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보컬 머큐리의 빈자리를 그의 아들뻘 되는 나이의 램버트가 채울 수 있을 것인가였다. 관객들은 램버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머큐리 시절의 퀸의 연주를 떠올리며 죽은 머큐리와 살아있는 램버트를 저울질했다. 평가는 “머큐리의 재림이다” “머큐리는 신이다. 대체 불가능하다”로 엇갈렸다. 하지만 영상 속 머큐리와 무대 위의 램버트가 ‘보헤미안 랩소디’를 함께 부르는 대목에선 모두 전율했다.

김작가 음악평론가는 “멤버들의 실력, 사운드, 편곡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며 “램버트는 머큐리만의 특징을 잘 소화해 밴드의 사운드에 녹여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메이가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를 통해 목소리와 영상으로 머큐리를 불러낸 순간은 원년 퀸 멤버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퀸#브라이언 메이#아담 램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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