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Dining 3.0]독특한 맛, 참신한 멋… 셰프의 정성 듬뿍 ‘나만의 식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소신있는 셰프의 작은 식당들

[1] 하베스트 남산의 대표 메뉴인 ‘연잎밥과 간장새우’와 내부 전경. [2] 플랜트에서 맛볼 수 있는 요나의 ‘초코마블치즈 파이’와 미파의 ‘진저브레드쿠키크림케이크’. 아기자기한 내부 정경은 덤이다. [3] 수제 아이스크림 전문점 ‘펠앤콜’에서는 충주 밤 막걸리로 만든 ‘막걸리 아이스크림’ 청포도를 넣은 ‘녹색 혁명’ 등 독특한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1] 하베스트 남산의 대표 메뉴인 ‘연잎밥과 간장새우’와 내부 전경. [2] 플랜트에서 맛볼 수 있는 요나의 ‘초코마블치즈 파이’와 미파의 ‘진저브레드쿠키크림케이크’. 아기자기한 내부 정경은 덤이다. [3] 수제 아이스크림 전문점 ‘펠앤콜’에서는 충주 밤 막걸리로 만든 ‘막걸리 아이스크림’ 청포도를 넣은 ‘녹색 혁명’ 등 독특한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따스한 봄날, 좋은 사람들과 소박하면서도 정성을 다한 밥상을 함께 나누는 것만큼 큰 즐거움이 있을까. 올봄 맛있는 한 끼 식사를 위한 식도락 여행을 계획하는 독자들을 위해 셰프들의 철학과 소신이 담긴 특색 있는 작은 식당들을 소개한다. 정찬부터 디저트까지, 셰프들의 고민이 묻어난 음식들을 마음껏 즐겨보자.

딸을 위한 밥상 ‘하베스트 남산’

‘하베스트 남산’의 임성균 셰프.
‘하베스트 남산’의 임성균 셰프.
경리단길 ‘식구’의 임성균 셰프가 얼마 전 새로 낸 ‘하베스트 남산’의 대표 메뉴는 ‘연잎밥과 하베스트 스타일의 간장새우’다. 경기 이천시 연꽃마을 영농조합의 연잎밥과 직접 담근 간장새우가 하나의 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그 모양새가 보통이 아니다.

영농조합의 연잎밥은 이천쌀을 기본으로 만들어진다. 하베스트 남산은 손님들에게 내기 위해 특별히 찹쌀의 비율은 낮추고 흑미와 현미의 비율을 높여 마, 우엉과 같은 뿌리채소들을 넣어주길 주문했다고 한다. 간장, 애플사이더, 베지터블 스톡으로 만든 간장새우에도 펜넬 씨, 스타 아니스, 정향 등과 같은 향신료를 더해 그가 표현하고 싶어 하는 감칠맛을 이끌어 냈다. 한입 베어 물면 들큼하고 짭조름한 맛보다는 상큼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임성균 셰프는 고3 때부터 요리를 배웠다. 경리단길 초입 브런치 카페 ‘더와플팩토리’, 동부이촌동의 디저트 카페 ‘저스트 어 모먼트’ 등을 운영하며 디저트 브런치 전문 셰프로 먼저 알려졌다. 잘나가던 디저트 전문가의 인생에 변화를 가져다준 건 딸 라윤이다. 올해로 여섯 살이 되는 라윤이가 태어나며 금연을 시작했고, 유기농 채소를 고집하는 등 요리 철학도 달라졌다. 손이 많이 가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강한 요리를 사랑하게 됐다. 시판 소스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모든 메뉴는 한 그릇 요리다. 그는 한 그릇 안에 5대 영양소를 고루 담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 요리는 단백질은 풍부하지만 탄수화물과 비타민이 부족하기 쉽다. 이를 채우기 위해 파프리카 속을 파낸 후 흑미로 채워 익혀 고기와 함께 내는 식이다.

Tip. 함께 나오는 생파인애플, 비트채를 이용해 절인 수제 알타리 무 피클을 꼭 맛보자. 새초롬하게 단 맛이 일품이다.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 2동 258-202

전화번호 : 02-793-2299

‘연잎밥과 하베스트 스타일의 간장새우’는 2만3000원


힐링 베이킹 ‘플랜트’


이태원 시장에서도 한 블록 더 아래 조그마한 베이킹 작업실이자 카페인 ‘플랜트’. 이 공간의 주인공은 요나와 미파, 두 명의 젊은 여성이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음식에는 이 주인장들의 스토리가 녹아들어 있다.

요나는 고등학교 때 섭식장애를 겪었다. 유학길에 음식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며, 섭식장애를 극복했다는 그녀는 자신만의 생활 방식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기 시작했다. 유독 재료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녀는 플랜트에서 제철 재료를 사용한 파이를 담당하고 있다. 자색고구마파이와 초콜릿마블치즈파이는 그녀의 색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제품들이다.

미파는 유제품, 계란, 꿀은 물론이고 가죽제품, 동물화학실험을 거치는 모든 제품들을 피하는 보다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이다. 그러다 보니 음식을 먹기는 많은 제약이 따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직접 요리를 하게 되었다. 미파가 직접 만들어 먹던 엄격한 채식주의자용 디저트들이 그녀의 블로그를 통해 알려지면서, 그녀는 본격적으로 디저트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미파의 디저트는 브라우니, 레드벨벳, 호박 솔티드 캐러멜 케이크 등과 같은 미국 스타일이 많다. 우유 대신 두유를, 버터 대신 해바라기 오일이나 카놀라 오일 같은 식물성 오일을 사용한다. 채식버터를 사용하고, 아마 씨, 두부, 바나나, 주키니 퓌레나 사과 소스로 달걀을 대체해 요리를 만든다. 추천메뉴는 생강과 정향의 향이 진한 촉촉한 진저 브레드 쿠키 크림 케이크이다.

Tip. 매주 요나와 미파의 두 가지 비건 런치 플레이트를 만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63-15 1층

전화번호: 070-4115-8388 (월요일 휴무)

자색고구마 파이와 초콜릿 마블 치즈 케이크는 6000원, 진저 브레드 쿠키 크림 케이크는 5500원

미식가를 위한 아이스크림 ‘펠앤콜’


샌프란시스코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코지한 분위기의 아이스크림 가게 상수동 ‘펠앤콜’ 본점. 수제 아이스크림의 열풍을 몰고 왔던 원조인 펠앤콜은 샌프란시스코 MBA 유학생 최호준 씨의 잊지 못할 경험에서 시작됐다. 2007년도 뉴질랜드 여행에서 맛보았던 유기농 블루베리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맛을 잊지 못한 것. 2010년 한국 귀국 후 맨땅에서부터 시작한 사업이 지금 한국을 아이스크림 천국으로 뒤바꿔놓는 결과를 낳았다.

아이스크림 요정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최호준 대표는 셰프가 아닌 아이스크리미스트라고 본인을 설명했다. ‘미식가를 위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지금도 원료단가보다는 맛에 초점을 맞춰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있다. 이제는 인공감미료, 인공색소, 안정제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를 사용해 만드는 아이스크림으로 자리 잡았다.

식재료에 대한 애착도 강하다. 유기농 깻잎을 이용한 ‘깻잎’ 아이스크림, 충주 밤 막걸리로 만드는 ‘막걸리’ 아이스크림, 로컬 푸드 프로젝트 ‘파절이’ 친구들이 재배한 바질을 이용한 아이스크림이 그 예다. 비건 메뉴도 준비돼 있다. 그 중 청포도를 이용한 ‘녹색 혁명’은 과일의 상큼한 단맛을 잘 끌어올린 추천 메뉴 중 하나다.

Tip. 올리버 스윗과 컬래버레이션한 아이스크림 쿠키 샌드위치 하나면 달콤한 충전 완료!

주소: 서울 마포구 상수동 310-11

전화번호: 070-4411-1434

막걸리 아이스크림 5000원, 녹색혁명 5200원

김혜준 샘표 장프로젝트 컨설턴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