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그냥… 재즈의 어제-오늘-내일 보러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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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맞은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인재진 총감독
6일까지 24개국 131개팀 무대 올라

인재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총감독은 2006년에 경기 가평군 가평읍 마장리로 거처를 옮겼다. 가평은 그에게 제2의 고향이 됐다.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제공
인재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총감독은 2006년에 경기 가평군 가평읍 마장리로 거처를 옮겼다. 가평은 그에게 제2의 고향이 됐다.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제공
“뭐, 그냥. 뭐… 여기저기 (무대) 돌아다니면서 일하는 척하고 있죠, 뭐.”

2일 오후 경기 가평군 자라섬에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를 넘어오는 인재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총감독(48·호원대 공연미디어학부 교수) 특유의 “뭐, 그냥, 뭐∼”식 화법을 여전히 믿을 수 없다. 그의 치밀한 추진력이 ‘그냥 섬’을 ‘재즈의 성’으로 만들었으니까.

2004년, 재즈와 아무 관련도 없을뿐더러 불모지에 가까웠던 가평의 작은 섬에 그가 일군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3∼6일 열리는 올해 행사는 이를 기념해 기간을 4일로 늘리고, 정규 무대 4개를 가평읍내에 추가했다. 아시아 최대 재즈축제란 명성에 걸맞게 24개국 131개 팀이 10개의 무대에 오른다. www.jarasumjazz.com 참조.

재즈에 생을 바친 압둘라 이브라힘(79·남아프리카공화국), 케니 배런(70·미국), 미로슬라프 비토우시(66·체코) 같은 거장부터 아랍 음악과 전자음악을 재즈에 섞어내는 신통한 트럼페터 이브라힘 말루프(33·프랑스)까지 출연진은 재즈의 어제, 오늘, 내일을 아우른다. 인 감독은 “국내엔 덜 알려졌지만, 앙골라의 조용필 격인 발데마르 바스토스, 스웨덴 피아니스트 야코브 칼손의 무대도 꼭 보라”고 귀띔했다.

재작년 네덜란드, 작년 폴란드를 비춘 국가별 재즈 조명 시리즈는 올해 스웨덴에 닿았다. 칼손을 비롯해 베이시스트 라르스 다니엘손,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 밴드 카야가 거기서 날아온다. 인 감독은 “음악 얘긴 골치 아프고, 뭐, 그냥, 뭐, 먹으러 오라”고 했다. 가평군 요리사들이 개발한 잣피자와 잣볶음밥, ‘자라섬표’ 뱅쇼(데워 먹는 와인)도 새로 생겼다면서.

10회를 맞은 페스티벌의 키워드를 묻자 “감사”라고 했다. “함께 끌고 온 지역 주민들께 감사, 관객 분들께 감사….” 그가 밝힌 9년간 누적 관객 수는 118만 명이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뭐, 그냥, 뭐…. 와서 재즈 듣고 자란 가평 한우 맛도 좀 보시라고….”(1일권 4만5000원, 2일권 7만 원, 3일권 9만 원, 4일권 11만 원·031-581-2813∼4)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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