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박스] 영화감독 최종태 “사이코패스 대처법? 무조건 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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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30일 07시 00분


사이코패스의 정체를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 ‘모베상’을 펴낸 영화감독 최종태. 작가는 “독자의 반응이 괜찮으면 영화로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시그널북스
사이코패스의 정체를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 ‘모베상’을 펴낸 영화감독 최종태. 작가는 “독자의 반응이 괜찮으면 영화로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시그널북스
■ 장편소설 ‘모베상’ 펴낸 영화감독 최종태 씨

프랑스어로 ‘나쁜 피’ 뜻하는 제
목의 스릴러
사악한 인간을 만드는 유전자에 관한 이야기
영화화 겨냥해 집필…“주인공 점찍어 뒀다”

“주위에 사이코패스가 있다면? 무조건 피하세요”

세상엔 왜 사악한 사람이 존재할까. 그들 중 많은 사람이 떵떵거리며 잘사는 이유는 뭘까. 선량한 사람들은 왜 당하고 살까. 그 고차방정식 같은 명제의 근원을 추적하는 책이 나왔다. 사이코패스의 정체를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 ‘모베상(시그널북스 펴냄)’이 그것이다.

‘모베상’은 프랑스어로 ‘나쁜 피’라는 의미. 저자는 영화감독 최종태 씨다. 최종태 감독이라면 영화 ‘해로’로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고 다큐 ‘대한민국헌법 제1조’로 잘 알려진 그 감독? 빙고! 이미 ‘말라비틀어질 때까지’란 소설을 내기도 했다.

왜 하필 사이코패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을까. 그는 “우연히 보게 된 유전자 관련 이론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사이코패스는 상당부분 유전이다. 그러나 유전적인 언급을 꺼려한다. 선와 악을 유전이라는 과학으로 규명하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모베상’은 사악한 인간을 만드는 나쁜 유전자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은 흥미진진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하다. 처음부터 영화를 겨냥한 소설은 아니었을까. “처음 기획은 영화에서 시작됐다. 시놉시스를 정리하고 시나리오 초고를 썼다. 그리고 소설로 풀었다. 독자들의 반응이 괜찮으면 다시 시나리오 작업으로 돌아갈 생각이다”고 ‘자백’했다.

그렇다면 영화 속 주인공도 점찍어 두었을 터. 다짜고짜 누구냐고 물었다. “밝힐 수는 없지만 마음에 콕 찍어놓은 배우가 있다. 주인공 동준은 천사의 심성이지만 악마의 심연을 깊이 들여다 보다 스스로 악마가 된 케이스다. 따라서 천사와 악마의 극단적 이미지를 모두 드러내야 한다. 연기자라면 누구나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다. 영화화가 본격화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 한번 누군지 찍어보라”며 입을 굳게 닫았다.


그는 “우리 주변에 사이코패스가 많다. 미국 사회의 1%%가 사이코패스라는 통계도 있다. 누구든지 휴대전화 속 연락처에 최소한 몇 명은 사이코패스일 확률이 높다. 문제는 누가 사이코패스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더 선량하고 정의로운 척 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사람들로부터 매력을 느끼게 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섬뜩했다. 내 주위에 몇 명은 사이코패스라고? 등골이 오싹해져 왔다.

그럼 그런 사이코패스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이코패스를 선한 사람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사이코패스에 대한 잘못된 믿음이 바로 위대한 ‘사랑’으로 교화시킨다거나 상식적인 논리로 설득해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영화나 드라마일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그리곤 사이코패스에 정통한 어느 정신과의사가 자신에게 알려준 대처방안을 내게 알려줬다.

“만일 당신 주변의 누군가가 사이코패스라는 확신이 든다면, 그들로부터 고통을 받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오직 피하는 것뿐이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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