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刊 ‘한국 근대의 풍경과…’ 11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일제강점기 잡지 50종서 지역 기사 모아

“우리들은 이제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여 줍시사고 련명으로 각하에게 청하옵나이다. … 일본제국의 온갔 판도내(版圖內)와 아세아의 문명 도시에는 어느 곳이든 다 있는 딴스홀이 유독 우리 조선에만, 우리 서울에만 허락되지 않는다함은 심히 통한할 일로 이제 각하에게 이 글을 드리는 본의도 오직 여기 있나이다.”

1937년 1월 잡지 ‘삼천리’ 9권 1호에 실린 글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의 일부다. 레코드회사 문예부장, 끽다점(찻집) 마담, 기생조합 회원, 여배우 등 8명이 총독부 경무국장에게 보낸 이 탄원서를 통해 일제강점기 서울에 퍼진 근대 대중문화를 향한 열망을 엿볼 수 있다.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는 개화기부터 광복 때까지 전국의 잡지 50여 종에 실린 ‘지역성(locality)’ 관련 기사를 발췌하고 지역별로 분류해 총서 ‘한국 근대의 풍경과 지역의 발견’(전 11권·국학자료원·사진)을 최근 발간했다. ‘신동아’ ‘개벽’ ‘삼천리’ ‘신여성’ 등 유명 잡지부터 ‘신문계’ ‘야뢰’ 등 희귀 잡지까지 망라했다.

한국민족문화연구소는 지역의 역동성을 인문학적으로 탐구하는 ‘로컬리티의 인문학 연구단’을 운영해 왔다. 이번 총서는 로컬리티 연구를 위한 기초 작업의 일환이다. 각 지역의 풍경, 역사와 고적, 지역경제를 움직인 지주와 자산가, 지역 여론을 주도한 지식인과 사회단체, 주요 사회 이슈에 관한 기사를 집대성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일제강점기#한국 근대의 풍경과 지역의 발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