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Outro]등산 속옷 대충대충? 땀 처리 소재 챙겨야 정상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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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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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속옷의 상식

산 정상은 아직 춥다. 몸에 밀착되면서 적당한 보온효과를 가진 속옷을 입는 게 좋다. 동아일보DB
산 정상은 아직 춥다. 몸에 밀착되면서 적당한 보온효과를 가진 속옷을 입는 게 좋다. 동아일보DB
꽃샘추위도 차츰 누그러지는 4월이 되면 등산 복장은 가벼워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따뜻한 봄 햇살을 받으며 산을 오르다 보면 이마에 한두 방울씩 땀이 맺히기 시작한다. 정상에 오를 때쯤에는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시원한 바람이 불면 너무나 상쾌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잠깐! 여기서 꼭 알아야 할 점이 있다. 날씨가 따뜻해졌다고 해서 방심했다가는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흔히 입는 면 소재의 속옷을 입었을 경우 그 위험이 더 높아진다. 면은 땀을 흡수한 후 그대로 유지한다. 즉, 축축하게 젖은 상태로 있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몸이 식거나 찬 바람을 맞으면 감기 또는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 자칫하면 따뜻한 봄날 산 위에서 추위에 벌벌 떨다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게 바로 전문가들이 “제대로 된 속옷을 챙겨 입는 것이 봄철 등산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 중 하나”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물론 제대로 된 속옷만으론 완벽하지 않다. 방수방풍 재킷과 폴라플리스 같은 소재의 보온의류까지 준비해 수시로 체온 조절을 하는 것이 ‘정석’이다.

면 소재 속옷은 금물

면 속옷이 땀에 젖으면 피부에 착 달라붙는다. 여기에 찬 바람이 불면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봄철은 저체온증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다. 특히 산 중턱이나 정상과 등산로 입구의 체감 기온은 현격하게 다르다.

지상에서 500m 높이의 산에 오른다고 가정해보자. 보통 고도가 100m 올라갈 때마다 기온은 1도 정도씩 낮아진다. 산 아래가 영상 15도일 때 정상의 기온은 10도라고 보면 된다. 정상 근처서는 바람도 분다. 그 바람의 세기가 초속 5m가량(선풍기를 가장 약하게 틀었을 때의 풍속)라고 해 보자. 체감온도는 초속 1m에 1.6도씩 떨어지니, 초속 5m에서는 체감온도가 8도 정도 내려간다. 고도와 바람을 고려하면 체감온도가 0도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코오롱등산학교 교육센터의 김성기 팀장은 “몸이 땀에 젖으면 체온이 빨리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지고 피부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드시 제대로 된 등산용 내의를 갖춰 입어야 한다”며 “땀에 젖은 속옷을 입느니 차라리 ‘노팬티’가 낫다는 말까지 있다”고 말했다.

지나친 장식이나 봉제선 피해야

코오롱스포츠 제공
코오롱스포츠 제공
등산용 속옷의 소재로는 땀을 빨리 흡수해 신속하게 밖으로 배출해주는 것이 적합하다. 쿨맥스나 마이크로플리스(매우 얇은 플리스)가 그런 흡습 및 속건 기능을 가진 대표적인 소재다. 특히 통기성이 우수해 땀을 빨리 말려주는 서모라이트 소재도 유명하다. 땀이 너무 많이 난다면 그물 모양으로 직조된 속옷을 입어보는 것도 좋다. 아예 땀을 흡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물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보온 효과가 없는 것도 아니다. 속옷과 겉옷 사이의 공기층이 보온 효과를 내주기 때문에 그물 모양 속옷도 나름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

지나치게 멋을 부려 봉제선이 과도하게 들어간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봉제선이 많거나 지나치게 거친 소재의 제품은 피부를 자극해 물집이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김 팀장은 또 “품이 넉넉한 속옷은 등산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몸을 조여서 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신축성이 있어 피부에 적당히 밀착되는 속옷을 입어야 행동이 편해지고 땀이 바로 흡수 증발되기 때문이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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