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선사-서화관 새 유물 새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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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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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굴 2000여 점 공개… 괴짜화가 최북 그림 23점도

‘조선의 반 고흐’로 불리는 조선 후기 화가 최북의 ‘매하쌍치도’(1751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조선의 반 고흐’로 불리는 조선 후기 화가 최북의 ‘매하쌍치도’(1751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이 상설전시관인 선사고대관의 청동기실, 고조선실, 부여삼한실과 서화관 회화실의 전시품을 교체해 20일 새로이 문을 열었다.

선사고대관은 최근 10여 년간 박물관이 새롭게 발굴하고 연구한 유물 2000여 점을 전시한다. 경북 경주 시내에서 최초로 발굴된 진한의 수장(首長)급 무덤인 경주 탑동 유적 유물, 마한과 연관이 있는 전북 전주 장동 유적 유물, 변한의 지배자 무덤인 경남 창원 다호리 1호 목관, 전남 여수 월례동 고인돌에서 출토된 비파형동검(琵琶形銅劍) 등은 처음으로 상설 전시되는 것이다. 42cm 길이의 비파형동검은 동북아 지역에서 발견된 청동기 유물 중 가장 긴 동검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제강점기인 1916년 발굴 이후 일부만 공개됐던 평양 석암리 9호 무덤 출토품도 발굴 당시의 모습을 재현했다.

서화관 회화실은 2013년 1월 20일까지 조선 후기 화가 최북(1712∼?)의 작품 23점을 공개한다. 최북 탄생 300주년을 기념해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올해 개최했던 특별전의 서울 순회전이지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새롭게 꾸몄다. 최북은 그림을 내놓으라는 권세가의 협박에 분노해 자신의 눈을 스스로 찔러 애꾸가 되고 금강산 구룡연에 뛰어드는 등의 기행으로 인해 ‘조선의 반 고흐’로 불린다. 호생관(毫生館), 삼기재(三奇齋), 칠칠(七七)은 모두 최북을 지칭하는 말. 호생관은 ‘그림 그리는 붓으로 간신히 입에 풀칠을 한다’는 뜻이다. 삼기재는 최북이 시와 글씨, 그림에 모두 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칠칠은 이름인 북(北)을 쪼갠 파자(破字), 49세(7×7)까지 살았다, 혹은 ‘칠칠맞지 않다’는 의미라는 등 해석이 분분하다.

괴짜 화가로 이름을 날렸지만 최북의 작품은 의외로 차분하고 얌전한 필선의 남종문인화풍이 많다. 전시에서는 사계절 경치를 8개 화폭에 담은 사시팔경도(四時八景圖), 매화나무 밑에서 노니는 암수 꿩 한 쌍을 묘사한 매하쌍치도(梅下雙雉圖), 나뭇가지에 앉아 토끼를 노리는 매를 그린 호취응토도(豪鷲凝兎圖) 등 산수화와 화조영모화(花鳥翎毛畵), 인물화를 중심으로 선정했다. ‘최산수’ ‘최메추라기’로도 불렸던 최북의 명성을 확인해볼 수 있다.

박물관의 회화실 전시품도 전부 교체됐다. 5만 원권 지폐의 배경 그림인 어몽룡(1566∼1617)의 ‘월매도’, 겨울철 눈 쌓인 소나무를 그린 이인상(1710∼1760)의 ‘설송도’ 등도 주목할 만하다.

주요 전시품 옆에 설치된 태블릿PC를 통해 유물에 대한 궁금증을 살펴볼 수 있다. 상설전시관은 모두 무료.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국립중앙박물관#새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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