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건축가 프랭크 게리 한국 온 사연은 “종묘의 감동 다시 한 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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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소, 내일 아침 단독관람 허용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추존 포함)의 신주(神主)를 모신 종묘. 사적 125호다. 동아일보DB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추존 포함)의 신주(神主)를 모신 종묘. 사적 125호다. 동아일보DB
“종묘를 다시 보고 싶어 한국에 왔습니다.”

3일 방한한 미국의 세계적 건축가 프랭크 게리 씨(83)가 6일 오전 8시 30분부터 1시간 반 동안 종묘를 관람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종묘관리소에 따르면 게리 씨는 삼성문화재단을 통해 “일반 관람객이 없을 때 조용히 종묘를 다시 보고 싶다”며 공식 관람 시작시간보다 30분 이른 오전 8시 반부터 종묘에 들어가게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는 예전 방한 때 종묘를 방문해 좋은 인상을 받았는데, 그 감동을 조용히 다시 느끼고 싶어 단독 관람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종묘관리소는 처음엔 재단의 요청을 거절했으나 재단이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청 등을 통해 거듭 요청해 단독 관람을 허용했다. 종묘관리소 측은 “세계적인 명사가 요청하거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단독 관람을 허락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때도 종묘에 대한 정상들 관람을 허용했으나 실제로 관람하러 오지는 않았다.

이날 종묘 관람에는 게리 씨 부부와 두 자제 내외, 김홍남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삼성미술관 리움 관계자, 통역 등 11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개인적인 일로 방한한 그는 3일 창덕궁 야간 답사 프로그램인 ‘달빛기행’에 참여하기로 했으나 고령으로 시차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불참했다. 5일 오후에는 서울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비공개 강연회를 연다.

1929년 ‘프랭크 오언 골드버그’라는 이름으로 캐나다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게리 씨는 1947년 가족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해 남캘리포니아대와 하버드대 디자인대학원에서 건축과 도시계획을 공부했다. 1954년 지금의 성으로 개명했다. 그는 “내가 유대인이기 때문에 건축가 클럽 가입을 거부당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매사추세츠공대(MIT) 건물 등 파격적인 설계로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비롯해 각종 건축상을 수십 차례 수상했고 미국 정부가 수여하는 국민예술훈장을 받았다. 그의 대표작인 스페인 빌바오 시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뉴욕타임스로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찬사를 받는 빌딩”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그의 얼굴은 애플 컴퓨터의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광고판에 삽입되기도 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프랭크 게리#종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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