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불릿 위드 버터플라이 윙스’ 등 남다른 사회적 메시지와 감성을 담은 곡들로 얼터너티브 록 열풍을 주도한 스매싱 펌킨스. 왼쪽부터 니콜 피오렌티노(베이스), 빌리 코건(보컬 기타), 마이크 번(드럼), 제프 슈뢰더(기타). EMI코리아 제공
“깊이와 감성을 담은 밴드 음악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하고 싶다.”
1988년 미국 시카고에서 결성된 4인조 혼성 밴드 스매싱 펌킨스는 1990년대 시애틀의 너바나와 함께 얼터너티브 록의 세계적 열풍을 주도했다. 세계적으로 2000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달 내놓은 3년 만의 신작 음반 ‘오세아니아’는 빌보드 앨범 차트 4위에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2000년과 2010년, 두 차례 한국을 찾은 이들이 다음 달 1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슈퍼!소닉 페스티벌’의 간판 출연진으로 세 번째 내한공연을 연다. 리더 빌리 코건(45)은 한국 언론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90분이란 공연 시간이 너무 짧지만 결성 25주년을 맞은 밴드의 하이라이트판 무대를 펼쳐 내겠다”고 했다. 다음은 코건과의 일문일답.
―앞선 두 차례의 한국 공연을 기억하는가.
“2000년 첫 방문 때 한국 관객들의 모습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열광적인 반응으로 공연장이 엄청난 에너지로 가득 찼다. 그런 공연은 오랜만이었다. 관객들이 음악에 맞춰 서로 몸을 부딪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던 모습이 기억에 너무도 선명하다.”
―세계적인 록 스타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록 스타로서의 삶을 동경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다. 할리우드 파티도 즐기지 않는다. 단지 ‘아티스트’로서 세상을 보고 즐기는 것이 행복하다.”
―지금의 음악 산업에 대해 불만이 있나.
“재능을 가진 신인이 등장해도 수용되기 어려운 것이 현 세대의 상황일 수도 있다. 이건 마치 모두들 컬러를 원하지만 페인트칠을 하지 않는 것과 같다. 내겐 ‘전통적인 가치’가 여전히 중요하고, 이것이 음악적으로는 ‘질’과 ‘개성’으로 표현된다고 본다.”
―새 앨범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나.
“사람들은 내게 로큰롤을 요구한다. 하지만 요즘 록 음악은 이전 같은 정신이 아니라 이미지와 스타일이 주가 됐다. 시대를 반영하던 록 정신은 이제 사라진 것 같다. 우린 심오한 깊이와 시적 감성을 음반에 담아 사람들에게 밴드 음악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당신들은 1990년대 주류 음악의 대안(‘얼터너티브 록’)으로 불렸다. 요즘 음악 판에서 그렇게 불릴 만한 이들이 있다면 꼽아 달라.
“진정한 ‘뉴 아티스트’가 없다. 다들 어려운 음악보다는 쉬운 음악을 하니까. 이건 충격적인 사실이다. 다른 세대에 있던 레벨의 신인을 찾을 수 없다는 것, 음악이 아닌 기술과 소셜미디어 문화만 남아 있다는 것 말이다.” 공연 문의 및 예약은 1544-1555. 1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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