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삽사리 “멍멍, 귀엽죠… 예쁘죠… 사랑스럽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9일 03시 00분


◇위풍당당 우리 삽사리/허은순 글, 사진·김이조 그림
144쪽·2만5000원·현암사

‘온몸이 긴 털로 덮여 있다. 눈은 털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 꼬리는 들려 올라가며 머리가 커서 그 모습이 꼭 사자를 닮았다. 성격은 대담하고 용맹하며, 주인에게 충성스럽다.’ 문화재청 사이트에 실린 천연기념물 제368호 삽살개에 대한 설명이다.

한반도 동남부 지역에 널리 서식하던 우리나라 토종개 삽살개(삽사리)를 다룬 책이다. ‘귀신과 액운을 쫓는 개’라는 뜻을 지닌 삽살개의 특징과 종류를 비롯해 한국 토종개의 특징, 국가대표 삽사리, 삽사리의 주민등록증 격인 혈통서 등을 사진과 그림을 곁들여 두루 다뤘다.

삽살개는 오랜 세월 우리 땅에 살면서 사계절을 거치는 기후에 잘 적응해 왔다. ‘김유신 장군이 삽살개를 데리고 전쟁에 나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조선 말기의 화가 장승업의 ‘오동패월’과 ‘문배도’에서도 털이 북슬북슬한 삽사리를 찾아볼 수 있다.

동네마다 흔하던 삽살개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멸종 위기에 처했다. 일제는 개 가죽으로 군복을 만들기 위해 1년에 10만∼50만 마리의 개를 잡았다. 1940년부터는 토종개 박멸 정책을 실시해 닥치는 대로 죽였다. 1960년대 말이 돼서야 경북대 교수들이 순수 혈통의 삽살개를 수집해 보존하기 시작했다.

혈액단백질과 유전자검사를 통해 삽사리가 토종개라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 혈통서, 외국 개와 비교되는 한국 개만의 특징, 독도를 지키는 삽사리 등 삽살개와 관련된 다양한 사례가 흥미롭다. 삽사리 ‘누리’를 키우는 저자가 2004년부터 촬영한 삽사리 사진 3만여 장 가운데 143장을 추려 실었다. 초등학교 전 학년.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책의 향기#실용기타#위풍당당 우리 삽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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