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美 달러제국에 맞서려는 中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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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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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 미래/김태호 외 지음/293쪽·1만5000원·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

중국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계속되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 원인으로 미국의 금융 패권주의를 꼽고 있다. 2008년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국제 통화체제를 개선하고 점진적으로 국제 통화체제의 다원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축통화(국제 금융 거래의 기본 통화)로 쓰이는 미국달러가 미국의 금융 패권 유지에 핵심적인 요소라고 보고, ‘힘의 분산’을 위해 기축통화의 다원화에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그러나 한석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중국이 기축통화의 대체를 당장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이 새로운 기축통화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다분히 대내 선전용이며 중국의 부상을 반영한 상징적인 제안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한 교수를 포함한 국내 중국 전문가 9명이 중국의 정치 및 외교, 사회, 경제에 관한 분석과 전망을 짚었다. 심층적이고 세부적인 정보와 새로운 접근법을 더했다.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시진핑에게도 난관은 있다. 김태호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는 “시진핑을 포함한 5세대 지도부는 상당한 지방행정 및 관리 경험을 갖고 있지만 외교 업무에 종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외교 정책에 대한) 지도부의 합의 지연 혹은 불가 사태가 오면 대외적인 강경책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한국과 중국은 수교 20년을 맞았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양국이 해야 할 일을 세 가지로 압축했다. △다양한 대화 루트의 정례화 필요 △군사교류 및 협력의 강화 △자유무역협정(FTA) 논의 재개 및 이를 동북아 경제 활성화와 연계하는 방법 개발 등이다. 강 교수는 양국이 민족주의 문제, 탈북자 송환 문제 등에 대해 평행선만을 달려왔다고 지적하며 “경제는 시장에 맡기면서 국제 전략관계 같은 거대 담론보다는 양국 관계의 실질적 신뢰 구축에 필요한 문제들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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