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설]아이들 웃음이 있기에 어른들 상처는 아문답니다

  • Array
  • 입력 2012년 1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채널A ‘곰배령’ 가족이 말하는 설, 드라마, 희망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채널A 주말드라마 ‘곰배령’ 식구들. 왼쪽부터 주인공 재인 역의 유호정, 현수 역의 안서현, 은수 역의 김새론.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한복협찬 박경숙한복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채널A 주말드라마 ‘곰배령’ 식구들. 왼쪽부터 주인공 재인 역의 유호정, 현수 역의 안서현, 은수 역의 김새론.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한복협찬 박경숙한복
“서현이랑은 연기하기가 편하고 좋아요.” “실제로는 언니가 없어요. 언니가 생겨 참 좋아요. 최불암 할아버지도 힘들 때 잘 챙겨주세요.”

촬영 도중 대기할 때에 둘은 극중 자신들의 방 세트 안에서 서로 착 달라붙어 앉은 채 연습을 하거나 이런저런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유호정은 극중 아버지인 최불암에게 받은 문자를 자랑했다. 밤샘 촬영 후 건강이 염려돼 “몸 괜찮으세요? 어제 힘드셨지요?” 하고 문자를 보냈더니 답이 왔다고 했다. “문자 안부 받고 가슴 뜨거워짐을 숨길 수 없군. 그리고 피로도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군. 사람의 감성은 참 오묘함을 느낄 수 있었어. 고맙고 사랑스러워.”

유호정은 “선생님은 너무 로맨티시스트예요. 이 문자 받고 울어버렸어요”라고 말했다. 아쉽게도 최불암은 이날 촬영이 없어 가족이 함께 모이지는 못했다.

연기자 간의 ‘훈훈한 호흡’만큼이나 ‘곰배령’은 ‘착하디착한’ 드라마다. 매회 사람들끼리 크고 작은 갈등이 벌어지지만 결국은 서로 화해하고 보듬는다. 피가 섞이지 않은 엄마와 함께 사는 10대 딸, 감옥에 있는 아버지를 둔 10대 아들, 부모도 모르는 천애의 고아, 탈북 여성, 이혼녀, 홀어머니….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깊은 상처를 안고 살지만 서로 보듬고 도우면서 치유 받는다.

곰배령 사람들이 가을을 지내고 겨울을 맞으면서 마을엔 많은 일이 있었다. 결혼식날 국군에 징집돼 간 남편을 평생 기다리며 살던 팔복(이주실)은 한 많은 세상을 떠났다. ‘지주 아들’ 부식(최불암)과 평생 반목하던 ‘소작농 손자’ 철주(김명국)는 부식네로부터 빼앗은 땅을 돌려주고 극적으로 화해했다. 김명국은 “철주가 너무 착해져 드라마가 심심해질까봐 걱정”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유호정은 추운 날씨에 주로 강원 산골에서 야외 촬영을 하느라 감기 몸살로 약을 먹어가며 촬영하고 있다. 그렇지만 “‘창피한’ 드라마가 아니라서 좋고, 매회 연기하는 나 스스로 가슴이 뭉클해진다. 연기 경력 중 의미가 큰 작품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아이들 나오는 전원일기’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요즘 시골에서는 아이 울음소리를 듣기 힘들다고 하지만 곰배령에는 아이들이 많다. 재인네를 포함해 7명이 나온다. 남길의 부인인 명옥(엄현경)은 임신했다. 촬영장은 늘 아이들이 웃고 뛰어다녀 활기찬 모습이다. 극중 김새론은 승우(강찬희)를 놓고 동생과 눈에 보이지 않게 경쟁관계를 형성한다. 삼각관계의 승자를 묻자 “모니카 언니까지 5각 관계여서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안서현은 촬영장의 마스코트다. ‘드림하이’에도 출연한 바 있는 그는 “드라마 끝나고 (옥)택연 오빠 (김)수현 오빠 (배)수지 언니 (함)은정 언니랑도 계속 연락한다”면서 최근 가장 ‘핫’한 아이돌과의 친분을 자랑해 기자까지 부럽게 만들었다.

할아버지 부식 역의 최불암.
할아버지 부식 역의 최불암.
곰배령 가족의 새해 각오를 물었다.

유호정은 “새해에는 재충전하는 시간을 되도록 많이 갖고 싶다”고 했다. 2010년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연이어 찍고 ‘써니’가 큰 인기를 끌면서 개봉 전후 각종 행사 참석 등으로 쉴 새 없이 달려온 그다.

“큰아이가 이제 4학년이 돼요. 고학년이라 공부도 신경 쓰이고, 엄마로 돌아가서 아이들도 회복시키고, 제 자신도 충전하려고요.”

곰배령의 ‘장녀’인 김새론은 “즐겁게, 더 열심히, 힘들지 않게 연기하고 싶어요. 가족들도 건강했으면 좋겠고요”라며 의젓하게 대답했다. 안서현의 소망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2학년 때도 만나는 것”이다. “학교생활이 너무 즐거운데, 선생님이 그대로 올라가신다고 해서 엄청 기대하고 있어요!”

안성=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박고은 인턴기자 중앙대 불어불문학과 4년   
박민주 인턴기자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4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