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석달만에 한국판 10만부 돌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 씨 e메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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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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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예상밖 호응 너무 기뻐 생생한 묘사가 인기 비결일 것”

넬레 노이하우스 씨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한국어판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그는 작품에 사실성이 강한 인물과 사건들을 등장시킨 점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사진작가 율리아 레너 씨 제공
넬레 노이하우스 씨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한국어판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그는 작품에 사실성이 강한 인물과 사건들을 등장시킨 점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사진작가 율리아 레너 씨 제공
독일 소설가 넬레 노이하우스 씨(44)의 추리소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출간 석 달여 만에 판매량 10만 부를 돌파했다.

1월 말 출간된 이 책은 3월 첫 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종합 9위, 소설 부문 1위에 오른 뒤 5주 연속 소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집계(4월 27일∼5월 3일)에서는 소설 부문에서 신경숙 씨의 ‘엄마를 부탁해’에 이어 2위이지만 종합 집계에서는 오히려 3위로 올라서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백설공주에게…’는 노이하우스 씨의 책 중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된 작품이다. 처음 접하는 작가이면서 국내 외서 시장에서 비주류였던 독일 문학 작품인 데다 장르 소설이라는 한계까지 삼중고를 이겨내고 베스트셀러로 굳건한 자리를 확보한 것. 독일에 거주하는 작가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한국에서 그렇게 큰 인기를 얻으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습니다.”

‘백설공주에게…’는 노이하우스 씨가 2006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타우누스 시리즈’ 네 번째 편이다. 냉철한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감성적인 여형사 피아 콤비가 미제 사건을 풀어 나가는 내용이 시리즈의 뼈대를 이룬다. ‘백설공주에게…’에서 이들 콤비는 10년 전 발생한 10대 여성 두 명의 살해 사건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 나간다.

이 책은 지난해 독일에서만 33만 권이 판매됐고 20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여러 나라의 독자를 매료시킨 힘은 무얼까.

“작품의 배경을 실제 존재하는 지역과 장소로 정하고, 가급적 개연성 있고 생생한 인물들을 등장시키죠. 사실성이 강하고 긴장도가 높기 때문에 정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처럼 착각하는 독자가 많아요. 그런 사실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설공주에게…’의 공간적 배경을 자신이 살고 있는 타우누스로 했는데 이 때문에 주말이 되면 책 속에 나온 장소를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아졌다고 노이하우스 씨는 전했다.

지금은 세계에서 널리 읽히는 작가이지만 그도 시작은 미미했다. 타우누스 시리즈의 1편 ‘미움 받는 여자’, 2편 ‘너무 친한 친구들’은 자비로 출판했다. “열세 살 때 부모님께 타자기를 선물 받으면서 틈만 나면 글을 썼지요. 하지만 당장 작가가 되기는 힘들었어요.”

노이하우스 씨는 소시지공장을 운영하는 남편 일을 도우면서도 작가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백설공주에게…’가 독일에서 판매부수 25만 권을 넘기자 남편은 “나도 소시지 25만 개를 팔 수 있다”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남편은 전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에요. 제가 몇 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도 이해하지 못했고, 자비로 책을 낸다고 할 때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죠. 하지만 지금은 저를 아주 자랑스러워해요.”

노이하우스 씨는 한국은 가본 적이 없지만 남편 회사가 있는 슈발바흐에 삼성유럽본부가 있어서 한국인들이 가끔 소시지를 사러 온다고 했다. 그러면 노이하우스 씨는 한국판 ‘백설공주에게…’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한국 손님들이 깜짝 놀라며 반가워한다고.

그는 이달 독일에서 타우누스 시리즈의 다섯 번째 편인 ‘바람을 뿌리는 자’를 출간한다. 국내에서는 올 하반기 출간될 예정. “타우누스에 풍차 공원이 만들어지는 이야기인데 시민단체가 반대하죠. 하지만 시민단체 사람들에게는 다른 꿍꿍이가 있고 수많은 갈등이 숨어 있죠. 살인 사건도 연달아 일어나고요. 사건에 얽힌 여러 사람에게서 인간 존재의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겁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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