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티스트 최나경 “제 플루트 연주의 원천은 리코더로 부르던 ‘퐁당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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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4일 07시 00분


23세때 美 신시내티 최연소 단원 합격
‘스타킹’ 출연 속사포 연주 국내팬 매료

미국 음악잡지 ‘심포니’로부터 2006·2007년 2년 연속 ‘라이징 스타’로 선정됐을 정도로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아 온 
플루티스트 최나경. 6월 새로운 앨범 출시와 함께 처음으로 ‘팝 플루트’의 진수를 한국 무대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 음악잡지 ‘심포니’로부터 2006·2007년 2년 연속 ‘라이징 스타’로 선정됐을 정도로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아 온 플루티스트 최나경. 6월 새로운 앨범 출시와 함께 처음으로 ‘팝 플루트’의 진수를 한국 무대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와아! 맛있겠어요!”

주문한 크림소스 파스타가 나오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부모님이 사시는 대전에서 인터뷰를 위해 KTX를 타고 올라왔다고 했다.

플루티스트 최나경(28·영문명 재스민). 예원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예고 1학년 재학 중 미국의 명문 커티스음악원에 입학. 줄리어드음대 석사. 2006년 오디션에서 187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23세의 나이에 신시내티심포니 오케스트라 최연소 단원 합격. 현재 플루트 부수석으로 활동 중.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최나경이란 이름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해 SBS 예능프로그램 ‘놀라운대회 스타킹’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최나경은 방송에서 빠른 속사포 연주를 과시하며 ‘글로벌 엄친딸’로 떠올랐다.

본인은 “진짜 징하게 고생하며 산 사람”이라지만 ‘엄친딸’로서의 ‘스펙’은 충분하고도 남는다. 의사 아버지와 바이올린을 전공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태생 환경. 음악도라면 누구나 꿈꾸는 ‘왕도’를 걸은 성장과정. 미국 메이저 오케스트라의 부수석이란 직함에 하루를 48시간으로 쪼개도 부족할 다방면의 연주활동까지 최나경은 남부러울 게 없어 보인다.

플루트를 손에 잡은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 숙제가 동요 ‘퐁당퐁당’을 리코더로 연습해 오는 거였어요. 근데 이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하도 리코더를 입에 달고 다니니까 아빠가 ‘밤에 피리 불면 뱀 나온다’며 못 불게 하셨죠. 이불을 뒤집어쓰고 불었어요.”

교과서 악보, 동요에 전원일기 주제가까지 아는 노래는 모두 리코더로 불고 다녔다. 나중에는 음계가 모자랐다. 그래서 윗집 언니를 따라 시작하게 된 것이 플루트였다.

이전에 배우던 피아노, 바이올린 연습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최나경이 플루트를 쥐자 연습벌레로 변신했다. 예원학교 시절에는 먼 친척 언니 집에 얹혀살며 혼자 학교를 다녔는데, 매일 밤늦도록 연습을 했다. 이웃집에서 항의 인터폰이 올 때까지 연습은 계속됐다.

‘재스민’이란 영문이름을 짓게 된 계기도 재미있다. 미국에 가니 사람들이 ‘나경’이란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해 ‘나키엉’, ‘나키웅’으로 불렀다. 나중에는 ‘나이키’가 되어 있었다. 최나경은 “뜻(승리의 여신)은 좋지만, 운동화가 되긴 싫더라”라며 웃었다.

장 피에르 랑팔, 제임스 골웨이, 줄리어스 베이커 등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적인 플루티스트들의 이름이 공교롭게도 ‘J’로 시작한다는 점에 착안해 ‘재스민’이란 이름을 직접 지었다.

최나경은 6월 2일부터 4일까지 청주시, 고양시, 대전시를 돌며 콘서트를 연다. 처음으로 클래식이 아닌 팝과 재즈가 어우러진 콘서트다.

“사람들이 오해하지 말았으면 해요. ‘스타킹 나오더니 최나경이 팝으로 가는구나’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클래식이 멀리 있는 음악이 아니란 걸 소개하고 싶은 것이거든요.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도 ‘표정’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진제공|workroom k

양형모 기자 (트위터 @ranbi361)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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